美中 '100% 협력' 속에… 中 역할론 재부상

6~8일 리용호 외무상, 왕이 초청으로 베이징 방문
美 "시 주석, 北문제에 100% 협력…구체적 합의" 언급
시진핑-트럼프 북미정상회동 합의 내용 전달할 듯
"中 한반도 안정 위한 역할론" 기대도
  • 등록 2018-12-05 오후 5:23:49

    수정 2018-12-05 오후 5:23:49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을 계기로 대북 문제에서도 100% 협력을 약속한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6일부터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이징에서 북미 정상 회동에 함께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이라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외교 시계도 더욱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5일(이하 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시리아를 거쳐 중국 베이징에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간 방문한다. 방문 목적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 미·중이 합의한 내용을 북한에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2일 미국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시 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은 북핵 문제를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도 거론하면서 “나와 시 주석은 북한과 관련해 매우 강력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역시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 당시) 북한과 관련한 매우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며 “핵 없는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고 설명하는 등 대북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공조가 강화됐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올해 내내 미국과 중국은 대북 제재완화 문제를 둘러싸고 힘 겨루기를 해 왔다. 미국은 지난 6월만 해도 북한과 중국이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시진핑 배후론’을 언급하며 1차 북미정상회담 연기 카드까지 꺼낼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00% 협력’이라고까지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미·중 양국은 제재 공조는 물론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의 속도나 조건 등도 어느 정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지난달 말부터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의 고수를 다시 강조하며 버티기 모드에서 협상 위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입장이 정리된 만큼, 북한 역시 중국으로부터 미국의 입장을 청취하고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아 본격적인 교섭과 대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지융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리 외무상의 방중 목적은 중국이 미국과 어떤 합의를 이뤘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문제에 대한 미·중 소통이 강화될 경우 제재 완화를 놓고 중국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완화를 강조하는 미국과 달리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 동시 추진)을 강조하는 만큼, 북미가 부딪힐 때 적극적 중재역할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주임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 안정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여러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했다”며 “미국이 자신들만의 생각에만 기반해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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