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0 시대`…2000선 돌파 후 10년 걸렸다

30일 코스피지수 종가 2501.93 마감
2007년 2000년 돌파 후 10.3년 걸려
"코스피 연말까지 2600선 돌파시도"
  • 등록 2017-10-30 오후 5:03:18

    수정 2017-10-30 오후 5:03:18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넘자 전광판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2500선(종가 기준)을 넘어서며 ‘코스피 2500 시대’를 열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2501.93으로 장을 마쳤고 시가총액도 1626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가 2500선에 진입한 것은 1983년 1월4일 코스피 지수 발표 이후 처음으로 2007년 7월25일 2000선 첫 진입 이후 10년3개월만이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318조원 증가해 연간기준 사상 최대 증가규모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09년 세운 311조원 증가다. 코스피는 지난 5월4일 6년간 지속된 박스권을 벗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33차례 재경신하는 등 강세장을 지속했다. 올 들어 G20 국가 중 12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상승률은 5위로 주요국 증시 대비 상대적 강세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상승률은 14위였다.

주도한 업종은 전기전자, 의약품, 금융업종 등으로 강세장을 연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호조, 바이오 의약품 성장 기대 및 경기 턴어라운드 등으로 전기전자, 의약품 및 금융업종이 강세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반기 들어 정책 당국의 규제 우려, 한중간 사드갈등 및 한미 FTA 개정 등으로 외부위험에 노출된 건설, 유통, 운수장비 업종 등은 약세를 기록했다.

거래는 최근 3개월(7~9월)간 조정장세로 인해 일평균 5조원대였으나 10월 들어 6조원대로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대형주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가운데 업종별로는 금융, 보험, 전기전자, 화학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의 시총기준 보유금액은 30일 종가 기준 611조원으로 사상 최초로 600조원을 넘어섰으며 2007년 이후 10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는 전체 시총의 37.6% 규모다.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는 2007년과 비슷한 강세장이지만 주도주 등 구체적인 상승 원인은 다르다고 보고 있다. 2007년은 코스피 지수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500과 2000선을 한번에 진입한 시기였다. 올해는 코스피가 6년만에 박스권을 벗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500선에 진입했다.

투자주체는 2007년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확대되며 기관이 증시상승을 주도한 반면 올해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주도업종도 2007년은 조선·해운·철강·화학 등 업종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올해는 IT·제약·증권·금융업종 등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PER, PBR)은 2007년 대비 저평가 국면으로 평가된다. 특히 금리수준을 감안한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는 2007년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당시 주가수익비율(PER)는 12.3배였지만 지금은 9.4배 수준에 그치고 있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현재 1.03배로 2007년 1.69배보다 낮다.

대북리스크, 미국 연준의 자산축소, 한미간 FTA 개정 및 중국과 사드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경기개선에 기반한 수출증가와 국내기업의 실적개선세 등 우리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창원 노무라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6~7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혔던 이유는 바로 실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반면 올해는 실적 상승세가 코스피 2500을 이끌었다”며 “4분기에도 실적개선이 계속되고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코스피는 연말 2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젤 중요한 건 반도체 경기인데,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호황 속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지배구조개편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가시화하면 내년에는 3000선까지 내다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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