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사양길' 벗어나 판매 증가..부활 신호?

가트너, 4~6월 PC판매 전년동기대비 0.2% 증가
XP 교체 수요가 PC 회복 이끌어
  • 등록 2014-07-10 오후 4:51:05

    수정 2014-07-10 오후 4:51:0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개인용컴퓨터(PC)가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회복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감소 추세에 있던 PC 판매가 최근 늘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20년간 성장세를 달려왔던 PC 시장은 2010년대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밀려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 2분기 PC 판매 대수가 소폭 늘어나 PC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지난 2분기(4~6월) 전세계 PC 판매량이 7580만대를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0.1% 증가한 것이다. 가트너는 PC판매량이 2년만에 처음 감소세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교체수요 늘어 PC시장 ‘기지개 ’

PC 판매량이 불과 0.1% 증가했다고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진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모바일이 일상화된 시장에서 찬밥신세였던 PC 판매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키타가와 미카코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PC가 과거에 비해 더 작아지고 더 새로운 기기로 탈바꿈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PC시장이 회복속도가 더디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PC제조업체들이 모바일 기기에 맞서 세운 대응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PC 교체 수요가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4월로 운영체제(OS) 윈도 XP에 대한 지원을 끝냈다. XP는 2001년 선을 보인 후 13년 넘게 주요 PC OS로 쓰여왔다.

란지트 아트왈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특히 유럽 사무용 컴퓨터를 중심으로 XP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었다”며 “올해 선진국 시장에서만 6000만대에 가까운 사무용 PC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타가와 애널리스트도 “이머징마켓에서 PC 판매량이 줄고 있지만 선진국 시장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이머징마켓의 PC 산업은 저가의 태블릿PC 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시장에서 PC 판매량은 2분기중 1590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7.4%나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자국 브랜드 휴렛패커드(HP)와 델이 각각 440만대와 410만대를 판매해 1~2위를 지켜냈다.

레노보도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20% 이상 급증했다. 레노보는 애플 맥PC를 제치고 미국 시장 3위로 발돋움했다.

OS 교체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PC 감소 막기에는 역부족’

또다른 IT시장조사업체 IDC도 이날 세계 PC판매량을 발표했다. IDC는 지난 2분기 PC 출하량이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한 7440만대라고 집계했다. IDC는 태블릿PC 판매 증가로 미니 노트북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감소폭은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었다.

IDC는 선진국 시장에서 교체 수요, 기업 구매 증가 등 호재가 있지만 PC시장 위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크롬북 같은 저가 모델이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가트너는 중국 브랜드 레노보가 2분기에 1450만대 팔려 1위 자리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레노보의 시장 점유율은 19.2%다. HP가 1340만대를 판매해 17.7%의 점유율로 그 뒤를 따르고 있고 1000만대를 판매한 델(13.3%)이 3위를 유지했다. 1~3위 업체 모두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또 에어서그룹과 에이수스는 각각 7.9%, 6.9%의 시장 점유율로 5위권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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