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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최우대 대출금리(LPR·론 프라임레이트)를 11개월 연속으로 동결했다.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LPR을 종전과 같은 3.8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5년 만기 LPR도 4.65%로 유지하는 등 11개월 연속으로 1년과 5년 만기 LPR을 동결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것으로, 앞서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와 채권 트레이더 등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인 29명이 LPR 동결을 점친 바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세가 빨리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주요 경제권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통화정책을 긴축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게 사실이다. 이달 초에도 궈수칭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중국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경고하며 긴축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2월에 두 달 연속으로 전년동월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춘제 연휴에도 성(省)을 넘나드는 여행 수요가 줄었고 최근 가계 소득 회복세도 더뎌지면서 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인민은행도 비교적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금융정책에 대해 ‘합리적이고 적당한 수준’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켄 청 미즈호은행 스트래티지스트는 “인민은행은 대외자금 유입을 더 늘려 위안화 절상 위험을 더 높일 수도 있는 기준금리 인상에 근시일 내에 단행할 의도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경제가 양호한 상황에서 굳이 금리를 더 인하할 생각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