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대표 "초창기 스타트업, 최고의 기술은 '발품'"

8일부터 부산서 '벤처창업 페스티벌 2018' 진행
김 대표 "직접 땀 흘려 발품 파는 게 최고의 기술" 조언
  • 등록 2018-11-08 오후 3:42:09

    수정 2018-11-08 오후 3:42:09

김봉진(오른쪽)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8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트업 성공사례 전파 프로그램’에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직접 땀을 흘리며 발품을 파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타트업 성공사례 전파’ 프로그램에서 김봉진 우아한형제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벤처·창업 페스타벌 2018’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프로그램은 김 대표를 비롯한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이 자신들의 창업 경험에 대한 내용을 공유했다.

이날 ‘경영하는 디자이너’라는 주제로 자신의 성공 노하우에 대해 발표한 김 대표는 “6명이서 시작한 초창기 창업 멤버들이 길거리에 있는 동네 모든 전단지를 다 주워다니며 가게란 가게는 다 보고 다녔다”라며 “길거리를 가다가 보이는 전단지가 치킨가게 전단지인지, 피자집인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2010년 모 카페에서 무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배달의민족’을 만들어냈다. 배달업체 중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은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만 3200만건이며 △월 주문 1800만건 △등록업소 18만개 △연간거래 3조원 △월간 순 방문자 600만명의 거대한 플랫폼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김 대표는 “창업한 후, 전 회사(네이버)에서 받았던 월급 수준을 회복하는 데 2년이 걸렸고 그때까지는 매달 50만~100만원 수준으로 벌었다”라며 “투자를 받기 전에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선 돈을 적게 쓰는 방법밖에 없다. 나도 결혼하고 창업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모처 오피스텔 근처에서 전단지를 줍다 경비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며 “자주 마주치면서 친해지다보니 전단지를 잘 수거할 수 있는 방법도 전해듣게 됐다. 발품 파는 게 최고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직접 발로 뛰는 ‘막일 노동’으로 우선 토대를 만들고 그 다음에 기술력을 도입해도 늦지 않다”라며 “25년 전 아마존도 처음엔 주문이 들어오면 서점에서 책을 산 뒤 직접 우체국에 전달했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경쟁사가 인터넷에서 ‘바로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서비스를 출시한 걸 보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었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기술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고민을 하다가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처럼 비슷하게 화면을 만들고 입력을 하면 우리 직원들이 직접 가게에 전화해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한동안 일했었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게 매우 조악할 수 있고 부끄러울 수 있는데, 모든 위대한 것의 시작은 별 볼일이 없었다는 사실을 유념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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