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북정상회담 환영하면서도…시선은 회담 후로

"이번 회담은 차후 회담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
4자·6자로 확대시켜 한반도 문제 주도권 잡으려 할 것
  • 등록 2018-04-27 오전 11:31:44

    수정 2018-04-27 오전 11:31:44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중국 매체들은 두 정상의 만남을 긴급타진하며 환영의 뜻을 보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속내도 드러내고 있다.

27일 중국 중앙(CC)TV는 아침 남북정상회담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했다. 이 방송은 회담 성공을 바라는 한국 국민의 분위기는 물론 회담의 의의, 진행상황, 예상 결과 등을 자세하게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전날 저녁에 방문한 비무장지대 내 민간인 거주 지역, 대성동 마을의 회담 성공 기원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기대를 내비쳤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성공을 거두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에서 계속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또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의 올바른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눈은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쏠려 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차후 회담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며 북미정상회담과 이후 평화체제 보장을 위한 회담 등에 방점을 두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은 ‘중국역할론’을 내세우며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화체제 보장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적 분위기가 싹튼 것은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한국과 미국은 연합합동군사훈련을 동시에 멈추는 것)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잠시나마 실현했고, 중국이 북한의 지렛대 역할을 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다만 중국이 나서서 역할론을 부각하는 것은 남북한과 미국의 3자 구도에서 소외되며 중국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자오퉁 카네기-칭화센터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중국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는 회담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4자, 6자 모두 상관 없지만 중국 입장에서 직접적인 의견 전달이 더 쉬운 4자회담을 더욱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6자회담을 더 선호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달에만 두 차례 러시아와 외교장관회의를 가졌는데 두 차례 모두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올라갔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주변부 신세가 돼버린 러시아 역시 6자회담을 통해 발언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만큼 중국에 지지 의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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