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에 최근 두 달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화장품 제조자생산개발(ODM)업체들이 반등 채비를 갖췄다. 2분기 실적이 부진하지만 `더 나빠질 순 없다`는 저가매수 심리가 작용한데다 향후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간 이날
코스맥스(192820) 주가는 전일대비 3.59%, 4000원 상승한 11만5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콜마(161890) 주가도 1.69%, 1200원 오른 7만2100원을 기록했고
코스메카코리아(241710) 주가는 2.71%, 1600원 상승한 6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중국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올초부터 화장품 ODM업체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 금지령을 내린 3월 중순부터 아모레퍼시픽 등 브랜드 화장품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틈을 타 20~30% 치솟았던 주가가 5월 정점을 찍더니 최근 두 달 다시 20% 넘게 하락했다. 코스맥스는 5월초 16만원을 기록했지만 8월초까지 28% 떨어졌다. 한국콜마 역시 5월 9만원대를 노렸으나 현재는 7만원대에 머물며 20% 가까운 하락률을 보였다. 코스메카코리아도 5월 7만5000원이었던 주가가 20% 넘게 빠졌다.
애초 예상과 달리 사드 타격이 ODM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다. 증권가는 ODM업체들이 브랜드 화장품대비 사드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면세점 매출비중이 낮고 중국의 직접적인 불매도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객이 국내 브랜드업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다변화돼 있어 실적도 크게 문제 없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국 시차를 두고 ODM업체들도 간접적 피해를 입었다. 고객인 브랜드 화장품업체들이 재고를 축소하고 주문량도 줄였기 때문. 발주 감소는 매출과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2분기 실적 역시 부진했다. 코스맥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1% 줄었고 한국콜마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약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그나마 코스메카코리아만이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화장품 ODM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반등을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화장품 ODM업체들이 국내에서는 부진하지만 이를 해외 매출로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사드 여파가 여전한 만큼 일시적 반등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국내 화장품시장이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브랜드 화장품의 발주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출과 온라인, PB 콘셉트 제품 수요 증가로 ODM 기업이 브랜드 기업보다는 중국발 리스크에 덜 민감한 것이 분명하다”며 “저점 매수 차원에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