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격 흡수하는 무릎
슬관절이라고 부르는 무릎 관절은 크게 대퇴골, 견골, 슬개골 등 세 개의 뼈로 구성돼 움직이고 체중 부하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 관절들은 많이 쓰다보면 닳을 수밖에 없는데,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뼈끝 관절면에 관절 연골이 덮여있다. 이 관절 연골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반월연골판’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C자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반월연골판의 가장 큰 역할은 무릎에 부하되는 하중을 받쳐주고, 무릎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어 관절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 역할을 한다. 흔히 연골이 파열됐다고 할 때의 연골은 이 ‘반월연골판’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손상, 사소한 일상생활 중 대부분 발생
젊은 사람들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반월연골판이 파열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중년의 경우는 다르다. 점진적으로 닳아가던 반월연골판이 평소에 과하지 않은 힘에 의해서 약해진 부분이 파열되기 쉽다. 퇴행으로 반월연골판이 약해지다가 결국 손상을 입는 것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년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릎 MRI 촬영 결과, 약 35% 가량에서 우리가 흔히 연골이라고 부르는 ‘반월연골판’에 손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통증이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중년에서 반월연골판 손상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기모 교수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욱 많으므로, 중년 여성이라면 반월연골판 손상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며 “진료를 보다보면 퇴행성의 경우 연골이 파열됐더라도 환자들이 ‘뚝’ 하는 느낌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무릎에 통증이 있고, 평소보다 무릎이 붓는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꼭 진료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 반월연골판 파열,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이 심각
◇퇴행성 반월연골판 손상, 수술보다는 보존요법이 우선
중년이후 특히 여성 반월연골판 파열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릎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이 얼마나 진행되어 있는지, 반월연골판이 파열 상태가 만성인지 급성인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무릎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을 총 4단계로 나누는데, 퇴행성 관절염 정도가 1, 2 단계 정도로 심하지 않으며, 반월연골판이 파열된 지 얼마 안 된 급성기에 가까울 경우에는 파열 양상에 따라서 수술로 연골판을 봉합하면 경과가 비교적 좋다. 하지만, 3단계 이상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에는 무릎 관절의 통증이 반월연골판 파열 자체만으로 발생되는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무릎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자체 때문에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반월연골판만 봉합하거나 부분 절제한다고 해서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때문에 젊은 환자의 급성 반월연골판 파열인 경우 가능하면 봉합수술을 선택하지만, 중년 이후의 환자들 중 퇴행성 관절염이 3단계 이상 진행되었거나, 파열 자체가 만성적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우선하기 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실시한다. 처음에는 급성증상에 대해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 소염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지팡이, 목발 등으로 무릎에 부하를 줄여 증상을 줄여주고, 증상이 조금 감소할 때쯤에는 하체나 몸통 특히 허벅지의 근력을 강화하면서 앞으로의 퇴행을 예방하는 것을 기본적인 치료로 한다.
장기모 교수는 “중년 이상의 반월연골판 파열은 이미 만성적으로 파열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기 보다는 증상을 조절하며 현재의 상태에 적응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아있는 쿠션 능력을 가지고 지내는 것인데, 이 자체로는 결국 퇴행성이 진행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허벅지 및 하체 전반의 근육을 강화시켜 체중 부하 시에 슬관절 주변의 근육이 부하를 흡수하며 반월연골판 및 관절 연골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