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株·매수주체 잃은 코스닥…기댈 곳이 없다

늘어난 신용잔고…지수 추가 하락 땐 반대매매 우려
갤노트7 생산중단·한미약품 계약 해지 등 투자심리 위축
3분기 실적 확인하고 난 뒤 기관 매수 나설 것
  • 등록 2016-10-25 오후 4:24:44

    수정 2016-10-26 오전 7:15:53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코스닥지수 하락세가 무서울 정도다. 주도주(株)가 사라진 마당에 기관투자가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들의 매수세까지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어 코스닥 하락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신용잔고…지수 추가 하락땐 반대매매 폭탄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5조836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신용잔고는 4조2668억원으로 지난해말 3조4734억원대비 7934억원 늘었다. 개인이 올들어 사들인 주식 가운데 10% 이상은 빚을 내서 투자한 셈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대비 신용잔고 비중은 2.09%로 지난 2010년 이후 평균치인 1.88%를 웃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 3조3386억원보다도 9000억원 이상 많은 만큼 과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가 6% 하락했다. 시총 상위종목 가운데 메디톡스 로엔 파라다이스 등은 16%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일부 낙폭이 컸던 종목에 대해선 담보비율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높은 이자율에도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중 상당수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점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상환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최근 10주 동안 1번 상승하고 9번 하락하는 취약한 모습”이라며 “투매가 발생할 확률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고객예탁금 정체…개인 투자여력 ‘한계’

고객예탁금이 늘어나지 않는 것도 코스닥시장에 부담요소로 꼽혔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예탁금은 고객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이라며 “대기 매수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 순매수규모가 단기간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고객 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20조9717억원으로 지난 6일 24조2866억원 대비 3조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기관의 순매도 행진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인의 ‘물타기 매수’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급 공백에 주도주 부재까지 ‘이중고’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정보기술(IT) 부품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갤노트7 인기를 고려해 부품 생산량을 늘렸지만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하는 탓에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탓이다.

지난해부터 코스닥 시장 상승을 이끈 제약·바이오주 거품이 꺼진 것도 부담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과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하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위험 요인이 주목받았다. 바이로메드의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겹치면서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제약·바이오주의 시가총액 순위는 한 달만에 한 두 계단씩 내려 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 시기를 다음달 중순으로 보고 있다. 대형주보다 실적 추정치가 많지 않은 중·소형주 특성상 기관이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다음에 매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대형주 매수와 중·소형주 매도 흐름은 단기적으로 일단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실적시즌의 정점을 지나고 코스닥 신용잔고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이달말에서 다음달초 중·소형 소외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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