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에 일제히 강세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에 힘입어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현대차(005380)는 2.95% 오르며 8거래일만에 상승 전환했다. 기아차(000270)(2.92%), 현대모비스(012330)(2.36%), 현대글로비스(086280)(2.71%), 현대위아(011210)(4.25%), 현대제철(004020)(0.72%)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오른 1172.6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부터 4거래일간 34.8원이나 뛰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 등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등이 겹친 결과다.
원화 약세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자동차 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의 아반떼와 기아차의 스포티지 등 신차 모델이 세계 주요 시장에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조건도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연초 부진했던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 내 맏형인 현대차 입장에서 원화 약세는 가뭄 끝 단비와 같은 존재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법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돼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법인은 현지화 비율이 높아 환율이 미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수출을 많이 하는 국내 법인은 원화 약세로 이익폭이 늘어날 수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국내 법인 실적의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보다 0.69% 증가한 1조7742억원으로 제시했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이익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1분기에 63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선전한 기아차도 2분기 이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됐다.
원화 약세 지속여부 놓고선 `이견`
환율 효과에 의존한 실적 기대감은 주가 부양의 모멘텀으로 한계가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현대차그룹주 주가가 올라야 하는데 최근까지 환율과 주가가 같이 움직이지는 않았다”며 “자동차 판매량 등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워낙 안 좋아 앞으로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원화 약세까지 더해져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국과 신흥시장 경기가 살아나야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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