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불가 방침을 못박았다. 미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지만, 한국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변동성 등을 이유로 기초자산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부터 가상자산 회계 처리 기준이 확립되면서 안정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나오는데 금융회사 가상자산 보유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차례 입장을 냈으며 더이상 더하거나 뺄 것이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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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위는 미국 증시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11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 중개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통보했다. 금융시장 안정성과 금융회사 건전성, 투자자 보호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은 제외돼 있다. 자본시장법 제4조에 따르면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국내외 통화 △일반상품(농산물·축산물·수산물·임산물·광산물·에너지 등) 등이다. 비트코인은 이 같은 기초자산 범주에 포함돼 있지 않다.
금융회사가 가상자산을 소유하는 것 역시 금지돼 있다.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금융회사가 소유할 경우 회사 자체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실물을 담아야 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국내 증권사에서 거래하게 되면 금융회사가 가상자산을 소유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금융위 입장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전날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투자자 보호와 관련 법안(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올해 여름부터 시행한다”며 “종합적으로 보면 저희가 정확한 검토 시한이나 특정 방향성을 갖고 검토를 진행하는 건 아니며, 앞으로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