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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의 출발은 거창했다.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우리 정치에 없었던 새로운 정당이 되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정작 바른미래당이 근 반 년간 보여준 갈등해결 방식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서도 찾기 어려운 극단의 연속이다.
현재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 앞에서는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목적은 붕괴된 혁신위원회의 재가동이다. 다만 속내는 ‘손학규 퇴진’이라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손 대표는 ‘절대 퇴진은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의 단식 투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 대표는 불과 반년 전인 지난해 12월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빼고 예산안 처리를 합의했다‘며 단식에 나섰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내 한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목숨을 건 열흘간의 단식 끝에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사실상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 검토에 합의했다. 이밖에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는 개별 의원 의사와 무관한 사보임 강행으로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손 대표의 말마따나 거대 양당의 극한대결을 피하기 위해 제 3정당이 필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작 내부에서 거대 양당의 갈등보다 더 심각한 구태가 반복되면 제 3정당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다시 뭉치든, 헤어지든 선택은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할 일이다. 다만 합리적인 대안세력이라는 말은 삼가했으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