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장관 지명’ 베센트, 연준과 반대 베팅해 수익률 '대박'

FT, 소식통 인용 보도…2년전 성과 조명
채권·기술주 공매도해 시장 수익률 상회
“경제 혼란서 위험 관리 능력 반영”
  • 등록 2024-11-28 오후 3:23:00

    수정 2024-11-28 오후 3:23: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의 차기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가 최고경영자(CEO)인 헤지펀드 키스퀘어가 지난 2022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반대되는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2022년 키스퀘어의 대표 펀드는 시장 수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8% 하락했다.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최고경영자(CEO)(사진=AFP)
당시 키스퀘어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측 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채권과 기술주 등을 공매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자산들이다.

실제 연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기 위해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기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했다. 이에 키스퀘어는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베센트 측근은 FT에 “그는 매우 지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잘 대처하는 글로벌 기회주의자”라면서 “평화로운 시기에는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키스퀘어의 운용 규모가 전성기 때 45억 달러에 달했으나 2015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키스퀘어가 4년 동안 양호한 성과를 냈고, 4년은 부진했으며 1년은 평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FT는 “키스퀘어의 성과는 그의 재무장관 지명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의 일부였다”면서 “베센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투자 전략과 2022년 성과가 경제적 혼란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능력을 반영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짚었다.

베센트는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로 불리며 소로스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바 있다. 1990년대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런던 사무소를 운영한 그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베팅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일본 엔화에 베팅해 큰 수익을 올렸다.

1991년 베센트를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에 처음 고용한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FT에 “그는 해당 직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거의 모두 경험해본 사람으로, 아마 이전에 이 역할을 맡았던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는 (재무장관으로서) 훌륭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새 대통령은 경제적 대성공을 만들고, 아마도 이를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에 대해 “‘관세’라는 총은 장전돼 협상 테이블 위에 있지만 실제로 발사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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