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국장과 이 총재는 중국이 올해 경제가 5% 이상 성장할 것이란 데 공감대를 표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년간 누렸던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 성장 특수가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올해 중국 여행객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경상수지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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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달러화 약세에 무역 빠르게 개선 가능성”
신 국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의 한은·대한상공회의소 제1회 공동세미나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와 세계 교역 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 국장은 “제조업 상품 수출은 세계 경제 규모 대비 크게 성장하며 세계화의 동력이 됐다”며 “제조업은 공급망과 중간재가 큰 역할을 하는 산업인데 이를 위해선 반드시 운전자금이 뒷받침돼야 해 제조업 총자산 중 운전자금 비중이 35~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즉, 운전자금을 낮은 비용으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지에 따라 제조업 수출 등 세계 교역 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운전자금 조달 등 금융여건은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보다 더 많은 나라의 통화와 달러화를 비교)로 평가할 수 있다. 신 국장은 “달러인덱스가 하락할 경우 세계 교역량이 늘어나고 한국 수출 증가율 역시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명했다. 최근 탈세계화, 무역 분절화 등이 교역량을 위축시켜 한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공급망 차질이 심했던 2021년에 외려 한국 수출이 선방했고 작년 가을 달러화가 빠르게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신 국장은 설명했다.
신 국장은 “작년 가을 달러화 강세로 수출이 급속도로 악화됐듯이 달러화 약세로 예상보다 더 빨리 수출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화 전망과 관련해선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된다면 달러화는 더 이상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바람 반, 예측 반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용 총재는 세미나에서 신 국장과 15분간 대담을 갖고 “달러화가 떨어지고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기대를 걸어보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무역수지가 127억달러 적자로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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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20년간 누렸던 중국 특수, 이제 어렵다”
이 총재는 “(중국이 리오프닝을 한 만큼) 중국 여행객이 한국에 와서 경상수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등 분절화로 과거처럼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수혜를 크게 누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중국에서 임금이 오르고 경쟁이 심해져 우리나라로선 지난 20년간 누렸던 특수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중국 의존도를 바꿔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 반등이 작년 나빴던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회복될 것인지, 그 혜택을 우리가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 국장은 “최종 소비재에 한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중 소비재 비중은 2020년 기준 3.8%에 불과하다. 80.6%가 중간재다. 신 국장은 “한중 무역관계는 중간재 수출, 수입이 많다”며 “한국, 중국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유럽,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묻는 이 총재의 질문에 “달러화 가치,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유럽 경기와 관련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며 “미국도 고용시장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어 어느 정도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연착륙이 가능할 것”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가 너무 빠르게 반등할 경우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신 국장은 “1973년 오일쇼크가 처음 터졌던 때와 달리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의존도가 많이 낮아졌다”며 “원유에서 가스 등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면서 원유 가격 상승에 대한 충격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