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7만명 예상 "의료체계 변화 없어"…전문가 '델타 사태' 재발 우려

천은미 "3월 초 30만명 도달", 당국 예측보다 빨라
PCR 한계, 실제 30만 넘긴 쉽지 않을 듯
병상 '가동률' 낮지만, 실제 가동 병상 한계
"동네 병원 치료 집중", "어느 병원이든 응급실 가능하게"
  • 등록 2022-02-21 오후 5:43:27

    수정 2022-02-21 오후 9:13:09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오미크론 정점까지는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안착시키고, 정교하게 유지하면서 피해를 줄이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8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가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국내 코로나 19 정점시기를 3월 중하순 최대 일 확진자 27만명으로 수정 예측했지만 의료대응체계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지난해 연말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의료 과부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며 철저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질병청의 예측치보다도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장 이번주 만해도 지난주 10만명 안팎보다 ‘더블링’(Doubling)된 20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며 “2주 뒤인 3월 초에 30만명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내달 2일 확진자를 예측한 국내외 전문기관 8개 기관 중 4개는 적어도 17만명의 확진자를 예측한 상태다.

다만 통계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을 쉽게 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방역당국의 일 최대 가능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 수가 85만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PCR 양성률은 적게는 20%대에서 이날 기준 30.7%를 기록했다. 극단적으로 PCR 양성률이 40%가 나온다 해도 확진자는 34만명 수준에 머무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델링은 현재 환경을 가지고 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 확진자 수보다 왜곡 돼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확진자 급증이 예상되면서 중환자 관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방역당국이 이날 발표한 오미크론형의 연령표준화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다. 델타형의 연령표준화 중증화율 1.40%, 치명률 0.70%에 비해 약 4분의 1 수준이다. 특히 60대 이하 연령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중증화율은 0.03~0.08%, 치명률은 0~0.03%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누적되면 절대적인 위중증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의료체계의 부담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35.4%에 불과하지만 사용 중 병상은 943개로 조만간 1000개 돌파가 확실시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중환자 병상 2500개를 준비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제 최대 가동 병상은 1500개에 불과할 것”이라며 “위중증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에는 재택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거나, 코로나19 확진자를 받아줄 응급실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천은미 교수는 “동네 병원은 검사가 아닌 (재택)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중증화 의심자에 대한 빠른 약 처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재욱 교수는 “응급실을 못 찾아 생명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안심병원, 지정병원 관계 없이 입원이 가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신학기 학사운영을 당초 ‘정상등교’에서 개학 후 2주(3월 2~11일)동안 ‘원격수업’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하자 교육부가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방역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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