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봉쇄' 한달 연장…삼성전자 3Q 실적 영향 받나

베트남 일일 확진자 1만명 육박…봉쇄 내달 15일까지
가전 생산하는 삼성 호찌민 공장 가동률 40% 떨어져
다만 박닌성 스마트폰 공장 가동률 정상 회복 "차질 없어"
삼성·SK·LG 등 베트남 백신구매 기부 100억원 달해
  • 등록 2021-08-19 오후 4:13:12

    수정 2021-08-19 오후 9:16:44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베트남 호찌민 인근 하이테크파크단지 내 삼성전자 A사업장. 이곳에서 근무하는 삼성전자 임직원은 한 달여간 인근 학교와 건물 등 공장 내 체류시설에서 때아닌 외박을 하고 있다. 7000여명의 임직원 중 3000여명의 생산직 직원들은 식사부터 수면까지 모두 이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들은 이동하더라도 정해진 버스로만 할 수 있고 2명 이상의 모임은 불가능하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만명 가까이 폭증하자 공단 지역 봉쇄 조치를 9월15일까지 연장했다. 삼성전자는 관리직 인력의 절반 이상을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 정상적인 운영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호찌민 공장 가동률은 지난달 40%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 상황을 한 달 더 연장하면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재계 관측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하노이 공장 (사진=The star)
베트남, 매일 1만여 명 확진자…삼성 호찌민 공장 가동률 40%

19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호찌민은 다음 달 15일까지 봉쇄 조치를 연장한다. 전체 인구 1000만 명에 달하는 호찌민은 지난 30일간 봉쇄 조치를 단행했는데, 확진자 수가 줄지 않자 봉쇄 연장을 택했다. 하노이도 이달 22일까지 기존 봉쇄 조치를 2주 더 이어가기로 했다. 베트남 내 일일 확진자 수는 나흘 연속 9000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거주민들은 백신 접종이나 응급 진료, 방역 활동 등의 목적이 아닐 경우 통행이 제한된다. 도시 중심부는 텅 비었고 관공서, 병원, 필수 사업체를 제외하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다만 필수산업의 경우 노동자들이 공장 내 숙박이 가능한 시설을 확보했을 경우에만 가동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장 내 숙박시설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했지만 700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탓에 3000여 명이 교대근무하면서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호찌민 사이공하이테크파크 사업장(SEHC)은 삼성 최대 생활가전 생산기지다. 이곳에서 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만든다. 사업장 규모는 70만㎡(약 21만 1750평)에 달한다. 올해 2분기 호찌민 가전공장에서만 매출액 1조 8180억원, 순이익 119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6조 270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하는 베트남 핵심 법인이다. 이번 극단적인 이동제한 조치로 7월 삼성전자 호찌민 공장 가동률은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베트남 박닌성 사업장(SEV) 공장 가동률은 어느 정도 정상화했다. 이곳은 112만㎡(34만평)로 2분기 매출액 4조 914억원, 순이익 385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박닌성 사업장 내부에 임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텐트를 공수하고 화장실을 샤워까지 가능한 시설로 재정비했다. 업계에선 인도·베트남 등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을 활용해 사업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닌성의 감염된 지역 격리를 위한 코로나19 검문소.(사진=VN 익스프레스)
삼성·SK·LG 등 베트남 백신구매 100억 기부…삼성 ‘최대’

삼성전자, SK, LG 등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내 코로나 상황을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및 호찌민 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까지 한국 기업들이 낸 백신 기금은 최소 1800억동(약 92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750억동(약 38억원)을 냈다. 이중 400억동을 중앙정부에 기부했고 박닌, 박장, 타이응웬 등 지방성에 낸 금액은 350억동이다.

직원 수 대비 기부금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SK다. SK는 중앙정부에 100만달러(약 11억 7000만원)를 냈다. 삼성전자 기부액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현지인을 포함한 전체 직원 수(하노이 20명, 호찌민 80명, 붕타우 300명)를 감안하면 직원당 기부액은 수십배에 달한다. SK는 내년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백신을 생산하면 우선적으로 베트남에 제공할 수 있도록 협상하겠다고 베트남 국가주석에 공언하기도 했다.

LG는 전자와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계열사 생산시설이 위치한 하이퐁에 약 16억원의 백신 기금을 냈다. 롯데는 하노이와 호찌민에 각각 30억동, 중앙정부 40억동 등 총 100억동을 기부했다. CJ는 베트남 재무부에 64억 9000만동을 냈고 신한은행도 60억동을 중앙은행을 통해 전달했다. 효성 등 다수 한국기업도 기부금을 냈다. 이와는 별도로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 중 상당수가 기부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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