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인도네시아發 항공기 추락사고…'다 이유 있다'

1997년·2014년·2018년 추락 사고 멈추지 않아
저가 항공 대거 출현…규제 낮고 안전의식↓
"이번 사고 생존자 없을 것…추락 원인은 아직"
  • 등록 2021-01-11 오후 3:22:01

    수정 2021-01-11 오후 3:22:01

추락한 인도네시아 항공을 수색하는 작업 도중 발견된 신체 일부의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인도네시아 스리위자야 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당국이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사고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생존자가 한 명도 없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건으로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여객기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Basarnas)은 “스리위자야항공 SJ182편(B737-500)이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상에서 신체 일부와 옷가지, 금속 파편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존자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을 이륙한 스리위자야 항공 여객기는 이륙 후 4분 만에 자바 해로 추락하면서 실종됐다. 교통부에 따르면 여객기에는 승무원 12명을 포함해 총 6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어린이와 유아도 10명이나 됐다. 한국인 탑승객은 없었다.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과 2014년에 인도네시아 여객기가 추락해 각각 234명과 16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2018년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B737맥스 여객기가 이륙 후 12분 만에 바다에 추락해 189명이 숨지기도 했다. 1945년 이후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민간 여객기 사고는 모두 104건으로 사망자는 1300여 명에 달한다.

이처럼 계속되는 인도네시아 항공 사고는 산업 성장 속도를 윤리적 인식이 따라가지 못하는 괴리에 있다.

인도네시아는 1990년대 민간 항공산업의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문턱을 낮추면서 저가 항공사가 대거 등장했다. 그러나 조종사 훈련 시스템은 여전히 열악했고 정비 기술력과 항공교통통제 능력 등은 여전히 부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는 항공분야에서 안정성과 운영 기준이 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저가 항공인 라이온 에어의 기장들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안정성을 검증받지 않은 여객기를 운항하라고 압력을 받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과로와 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만연했고 항공 규제도 느슨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여객기 사건은 수색 작업을 통해 블랙박스를 확보한 후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NYT는 “조사가 끝나려면 몇 달은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부와 인도네시아 국민을 대표해 이번 비극적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구조대원들이 10일(현지시간) 수색작업을 통해 잔해를 조사하고 있는 모습(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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