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특종' 우드워드 "가짜뉴스 말하는 건 마녀사냥"

"가짜뉴스는 트럼프가 만든 말, 정치적 의도 있는 표현"
"누가 가짜뉴스 판별할 수 있나. 그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돼"
"갈등 일어나도 사실 보도해야..인내심 가지고 공격적 보도 필요"
  • 등록 2019-09-26 오후 5:55:14

    수정 2019-09-26 오후 5:55:14

워터게이트 특종보도를 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워터게이트 특종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은 26일 신라호텔에 열린 한국 언론인과의 특별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가짜뉴스라는 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들어낸 말”이라며 “언론의 신뢰성을 저해시키고자 하는 표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누가 가짜뉴스를 판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과거 미국에선 마녀사냥이 있었다.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려고 했고 사람들을 분열시켰다”면서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쓰는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과) 같은 맥락에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짜뉴스라는 표현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게 우드워드의 주장이다. 그는 “가짜뉴스라는 수사적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우드워드 편집인은 “이럴 때는 쿨(cool)한 상태를 유지하고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는 게 결국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갈등에 대한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그건 언론이 고민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처음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의혹을 보도했을 때 사람들은 믿기 어려워했고, 지금의 표현대로라면 당시 백악관은 가짜뉴스를 보도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언론의 보도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그게 기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가짜뉴스라는 말에 언론이 포위된 상태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보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훌륭한 보도라면 독자들이 그 향과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은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와 2003년 9.11테러 사건 보도로 언론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한 전설적인 언론인이다. 그가 쓴 저서 ‘공포: 앱악관의 트럼프’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날 포럼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매일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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