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량응징보복' 강조…세계 최대 탄두 중량 '현무-Ⅴ' 시험발사

국방과학연구소, 3~4일 서해 일대 항행경보 발령
안흥 앞바다서 이어도까지 300km 이상 비행 시험
탄두 중량 최대 9t… 평양 등 北 주요지역 파괴용
文정부 때 개발 본격화, 대량 발사시 전술핵급 위력
  • 등록 2023-02-01 오후 5:09:08

    수정 2023-02-01 오후 5:19:3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국형 3축 체계 중 제일 중요한 것은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이다. 대량응징보복 역량을 갖추고 거기에 대한 연습을 게을리지 않으면 (적의) 공격 자체가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달 11일 국방부의 연두 업무보고에서 “우리가 공격을 당하면 100배 1000배 때릴 수 있는 KMPR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공격을 막는 중요한 방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KMPR의 핵심 자산 중 하나가 고위력 탄도미사일이다. 군 당국은 3~4일 세계에서 유례없는 탄두 중량을 탑재한 가칭 ‘현무-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다. 지난 2021년 9월 350㎞를 날아 3m 안팎의 정확도로 표적 명중에 성공한 현무-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오는 3~4일 서해 지역 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한 항행경보를 발령했다. 항행경보 좌표를 연결하면 서해 안흥시험장부터 이어도 앞 해상까지 300㎞가 넘는다. 항행경보 구역을 감안하면 현무-Ⅴ의 정상 발사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 기간 적절한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해 시험에 나설 전망이다.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가 운용하는 현무-II 탄도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합참)
현무-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청와대 내 ‘북핵대응TF’가 구상한 프로젝트였다. 이 TF에는 박종승 현 국방과학연구소장 등 국내 대표 미사일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선 핵이 필요하지만, 핵 보유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해 TF는 고위력 재래식 미사일을 대량 발사하는 개념을 제시했다. 북한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평양에 주요 기구와 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밀집해 있고, 주요 시설들은 지하에 벙커화 돼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에 TF는 탄두 중량 8~9t에 달하는 미사일을 평양에 수백에서 수천 발 쏟아 부을 경우 그 파괴력과 피해 정도가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낼 수 있다고 봤다. 보통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이 1~2t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독특한 접근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은 역임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해 10월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세계 유일하게 우리가 탄두 8t에 총중량 36t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며 “몇 년 전부터 연소시험을 거쳐 작년(2021년) 9월 경 제주 남방에 (탄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언급한바 있다.

이에 2021년 12월 28일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이 개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6~9t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당시 ‘끝을 모르는 동족 대결 광기’라는 글을 통해 “남조선 호전광들은 9월 3000t급 잠수함에서의 탄도미사일 수중 시험 발사와 탄두 중량이 6~9t 정도인 고위력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놀음을 벌여놨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현무-Ⅴ 개발은 극비 사업으로 정확한 재원은 확인되지 않는다. 탄두 중량 8~9t에 추력 75tf(톤포스·75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 정점 도달 이후 마하 10 이상의 하강 속도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사거리의 경우 탄두가 워낙 무거운 만큼 이를 조절할 경우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인 300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해진다. 고중량 발사 하중을 견디기 위해 공중으로 솟아오른 후 엔진이 점화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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