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
21일 업계관계자는 “하 대표는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지만 보류됐다. 하지만 재차 사직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직 처리와 후임 인사 선임은 롯데건설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사진=롯데건설) |
|
하 대표의 이번 사의 표명은 최근 불거진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레고랜드 부도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들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 수혈을 받았으나 우발 채무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해 그룹 전반으로 재무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우발 채무 규모 중 절반이 연말 집중돼 있다. 이에 최근 롯데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롯데케미칼·롯데정밀화학·롯데홈쇼핑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1조1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또 롯데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추가로 하나은행 2000억원, 한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1500억원 등 총 3500억원을 차입하기로 의결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와 은행권으로부터 마련한 자금과 자체 보유한 현금성 자산 등으로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계열사 자금 조달과 관련해 롯데건설 측은 “지속적으로 재무구조 안정성을 위해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현재 우수한 입지의 사업들이 착공과 분양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더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1983년 롯데칠성으로 입사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롯데월드타워 건립 성과 등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3월 롯데건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2018년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애초 임기는 내년 3월25일까지이지만 유동성 악화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