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특례가 다시 이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BTS 소속사 하이브 방문으로 재점화한 이슈가 국회의 ‘병역법’ 개정안 논의로 번지고 있다. 대중예술인도 병역특례 대상으로 포함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4월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중의 여전히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BTS 병역특례 이슈의 주요 쟁점을 살펴봤다.
|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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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대상에 대중예술인은 포함 안 돼BTS의 병역특례 이슈가 불거진 배경에는 병역특례 대상 기준 문제가 있다. 현행 ‘병역법’은 ‘국위 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한 순수 예술인과 체육인’에 한해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예술체육요원이 되면 4주간의 기초군사교육과 544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으로 병역 의무를 대신하게 된다. BTS와 같은 아이돌 그룹이나 가수, 배우 등 대중예술인은 예술체육요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BTS가 2018년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BTS와 같은 업적을 세운 대중예술인도 예술·체육인과 똑같이 병역특례 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된 ‘병역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안민석 의원과 윤상현,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3건의 ‘병역법’ 개정안은 모두 대중예술인을 병역특례 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중문화 관계자들도 대중예술인이 ‘병역법’ 상 병역특례 기준에 포함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지난해 11월 ‘병역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를 앞두고 “단순히 ‘병역법’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곳곳에 여전히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며 “대중문화예술계에 의미 있는 결정이 나오길 바란다”며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민감한 국민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결국 ‘병역법’ 개정안 통과는 무산됐다.
|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찾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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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기준 모호하면 형평성 논란 생길 수도
대중예술인이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그 기준이 모호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술체육요원도 그 기준을 놓고 여러 차례 논란이 반복돼 왔다. 현재 ‘병역법’은 예술인의 경우 △병무청 지정 편입인정대회 입상(국제 예술 대회는 2위 이상, 국내 예술 대회는 1위)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교육 5년 이상 연수자에 한해 예술요원 복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체육인의 경우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의 성적을 거둬야만 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다. 이 기준 또한 엄격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를 48개에서 41개로 축소하기도 했다.
BTS 멤버들이 그동안 입대 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만큼 병역특례를 받게 될 경우 대중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BTS 병역특례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를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이 최근 간담회에서 “아티스트(BTS)의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병역특례를 바라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BTS의 병역특례 여부는 법 개정에 앞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BTS가 ‘K컬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만큼 예술인, 체육인과 같은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병역 문제는 국민 정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병역법’ 개정과는 별개로 국민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