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임상대행업체(CRO) 씨엔알리서치의 윤문태(사진) 회장은 국내 CRO 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확신했다.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키우려면 긴 세월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윤회장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역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상시험 대행을 하는 CRO 들의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 ”며 “글로벌 CRO들과 비교하면 아직 국내 CRO들은 갈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그러다보니 국내 제약사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을 할때 아직까지는 국내 CRO 대신 다국적 CRO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는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임상시험을 다국적 CRO들에게 맡기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게 주요한 고객은 압도적으로 많은 임상시험을 위탁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이지 국내 제약사들이 아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다국적 CRO들에게 국내 제약사들이 푸대접을 받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귀띔했다.
세계 CRO 시장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한다. 한국 CRO 시장은 세계 전체시장의 1% 수준인 5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국내에서는 다국적 CRO 25개사, 국내 CRO 25개사 등 모두 50개사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임상시험을 자체적으로 절반 정도 진행하고 나머지 절반은 CRO 맡기는 상황이다.
“한국형 글로벌 CRO로의 도약이 최종적인 사업목표다. 미국 CRO를 인수하게 되면 미국시장에서 임상시험을 하려는 국내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사업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윤회장은 자체적으로 해외 임상시험을 벌이기에는 역량이나 경험에 있어 한계가 있는 국내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1차 타깃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지원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윤회장은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전반을 대행하는 CRO들의 역량도 함께 올라가야 한다”며 “현재 CRO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은 사실상 전무할 정도로 이 분야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씨엔알리서치는 다양한 임상시험을 대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유망한 바이오벤처들에게 직접 지분을 참여, 면역항암제등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윤회장은 “수많은 임상시험을 하다보니 어떤 신약후보가 성공확률이 높을지 미리 판단할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며 “앞으로 다양한 신약개발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으로 해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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