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엔화, 149엔대서 좁은 움직임…BOJ 앞두고 관망세

30~31일 BOJ 통화정책 회의 앞두고 조정 국면
150엔대 진입 시도 vs 당국 개입 경계감 팽팽히 맞서
美장기금리 영향 커져…내달 1일 FOMC 대기 측면도
  • 등록 2023-10-30 오후 4:23:14

    수정 2023-10-30 오후 4:23:1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30일 149엔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150엔대에 재진입하려는 시도와 개입 경계감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엔화는 이날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9.49~149.82엔에서 거래됐다. 오후 2시 기준 달러당 149.57엔 수준으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 종가(오후 5시) 대비 0.44엔 상승했다.(엔화가치는 하락)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150엔대에 재진입해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BOJ 모두 기존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 국채 10년물 금리에 대한 상승 압박이 지속되며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를 매입하고 엔화를 팔아치우려는 수요가 줄곧 우위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26일 장중 한때 150.7엔까지 급등해 작년 10월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150.7엔을 터치하는 동시에 1엔 가까이 급락해 149엔대로 내려앉았다. 이후엔 다시 소폭 상승했다. 당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를 추격하지 못해 장기금리 격차는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이에 직접개입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엔화 강세가 유지되지 않아 개입 경계감에 따른 수급 혼란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날도 150엔대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한 개입 경계감에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며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외한 전략가는 “개입 경계가 2~3엔 정도는 밀어 올리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의 추이를 살펴봤을 때 이날 밤 미국 뉴욕 외환시장이 열리면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작년 1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달러·엔 환율 누적 상승률이 해외 시간대에 25%, 일본 시간대에 4%로 각각 집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31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및 1일(현지시간) 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준의 정책 스탠스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 나아가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BOJ가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추가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으로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한선인 1%에 근접한 데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다만 닛케이는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7월 말 YCC 정책을 수정했는데, 또다시 정책을 변경하면 시장에선 아예 금융정책 정상화를 의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책 변경이 없으면 달러·엔 환율은 다시 엔화 매도세로 돌아갈 것”이라며 150엔대에 재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블룸버그 집계에서는 전문가 중 약 75%가 BOJ가 이번 회의에서 YCC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다시 불거진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스라엘의 2단계 지상작전 돌입 및 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과 관련해 BOJ와 연준이 어떤 의견을 내놓을 것인지도 주된 관심사다. 향후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단서를 제시할 수 있어서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를 계속 웃돌면 BOJ는 긴축을 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현재까지 연준의 경우 12월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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