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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의 블록체인 추적업체 엘립틱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90개 이상의 중국 화학기업이 펜타닐 원료를 판매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엘립틱은 이들 기업이 최소 수십개의 암호화폐 전자지갑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지난 수년 간 2700만달러(약 357억9000만원)가 넘는 암호화폐가 입금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펜타닐 원료를 팔아 수백억원을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9년 5월 펜타닐 계열 물질을 마약류 및 향정신성 물질로 규정하고 펜타닐 생산·판매·유통을 금지했다. 또 2021년에는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여전히 불법 펜타닐 및 펜타닐 원료 판매가 지속되고 있고, 암호화폐가 불법거래 수단으로 버젓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미국이 펜타닐 원료 공급을 이유로 제재한 중국 기업 2곳도 추적을 피하기 위해 거래에 암호화폐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부터 불법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해 공조했으나 최근 미·중 갈등으로 관련 협력이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까지 미국 정부는 주미중국대사관과 펜타닐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같은해 8월 대만 문제를 두고 양국관계가 악화한 뒤 중국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니콜라스 번스 주중미국대사는 이달 초 펜타닐 관련 대화 채널 재개를 촉구했다.
불법 펜타닐 중독은 현재 미국 청장년층(18∼49세) 사망 원인 1위로,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펜타닐은 모르핀·헤로인보다 중독성과 환각성이 강하면서도 제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해 미국 사회에서 급속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