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등 돌봄전담사 5000여명 파업…학교 현장 ‘혼란’

초등 돌봄교실 34.6% 운영 중단
일부 돌봄교실 교사 대체투입
교사 "학생들이 나온 이상 돌봄교실은 운영돼야"
학부모 "아이들 볼모로 밥그릇 싸움" 분통
  • 등록 2020-11-06 오후 5:03:21

    수정 2020-11-06 오후 5:03:44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돌봄전담사들이 파업을 단행하면서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감, 선생님들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되면서 혼선을 빚었다.

(사진=뉴시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전국 초등 돌봄전담사 1만1859명 중 4902명(41.3%)이 파업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기준으로는 돌봄 운영 초등학교 전체 5998개교 중 2696개교(44.9%)가 파업에 참여했다. 교실 단위로는 초등 돌봄교실 1만2211실 중 7980실(65.4%)가 정상운영됐다.

이날 하루 초등 돌봄 전담사들은 온종일돌봄특별법 철회와 8시간 전일제 전환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대부분 4~5시간 시간제 비정규직 노동자인 돌봄 전담사를 8시간 전일제 노동자로 전환하라는 요구다. 이번 파업에는 돌봄전담사 6000여명 가량이 동참할 것으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측은 추산했다. 이는 전체 돌봄전담사 1만3000명의 50% 가까운 규모다.

교육당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돌봄전담사들을 활용하고, 교장·교감 등 관리직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돌봄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담임 교사들이 교실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마을 돌봄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각 학교에 안내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날 하루 초등학교 자녀들이 돌봄 교실을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정에서의 돌봄부담이 가중한 상황에서 미리 예고된 돌봄파업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한 교육부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학교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돌봄교실에 대체 투입된 상황이다. 교원단체에서 대체투입은 노동조합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나온 이상 돌볼 수 밖에 없지 않냐고 교사들은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교사들 서너명이 두시간씩 돌아가면서 들어가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대체인력을 마련할 수도 없고 오늘 하루니까 가능한 교사들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해서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의 3분의 2 정도 나왔는데 파업한다는 안내를 받고서도 자녀를 돌봄교실에 보낸 학부모 심정은 오죽하겠나”면서 “아이들이 학교에 나온 이상 어떻게 해서든 운영이 되도록 해야지 못한다고 각을 세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은 당장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애가 타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고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동안 연차를 대부분 사용해버린 탓이다.

초1 자녀를 둔 학부모는 “코로나19 때문에 연차를 거의 사용한 상황인데 돌봄파업 한다기에 어쩔수 없이 연차를 냈다”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항의를 하든지 해야지 아이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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