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대신 도곡동…강남 속 '풍선효과' 커졌다

잠실·대치·삼성·청담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이후 인근 아파트 단지 풍선효과
직전 거래가보다 3억원 뛰어올라
  • 등록 2020-07-01 오후 3:16:05

    수정 2020-07-01 오후 3:16:05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잠실한양3차 아파트 전용 144㎡은 지난 25일 신고가를 기록했다. 바로 인접한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제로 지정된 지 이틀만이다. 한양3차 아파트는 16억 8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한 달 전 거래가인 15억 90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방이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3일 전까지는 잠실동 아파트가 불이 나게 팔리더니, 지금은 잠실과 가까운 방이동·신천동 아파트 매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안에서도 6·17 대책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잠실·대치·삼성·청담동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면서 매수자들이 인접 동네로 쏠리고 있다. 잠실동 대신 방이·신천동 아파트값이 오르고 대치동 맞은 편 도곡동에 매수세가 몰리는 상황이다. 강남권 개발 호재를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데다 규제에 벗어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해당 지역의 매수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크리오 하루만에 2건 거래…직전 거래가보다 3억원↑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144㎡ 매매 2건이 성사됐다. 각각 22억 8000만원, 22억 4000만원으로 일주일 전(20일)인 19억 8000만원으로 3억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파크리오가 때 아닌 호재를 맞이한 이유는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제로 지정된 데 따른 ‘반사효과’ 때문이다. 잠실동은 지난 6·17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매수자는 이 지역 주택을 살 시 즉시 입주를 해야 한다.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또 다주택자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제 구역 내 아파트를 매입할 시 주택을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 해야한다.

이 때문에 토지거래허가제가 본격 시행된 23일 이후 잠실동 리센츠와 엘스 아파트의 매매는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제공
반면 파크리오 아파트는 잠실동과 인접해 잠실 MICE 개발사업,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등의 수혜를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제에도 빗겨나가 있어 갭투자가 가능하다. 실제 지난 26일 거래된 파크리오 아파트 매매 모두 갭투자로, 전세보증금 약 13억원이 낀 매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파크리오 아파트의 호가는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리센츠·엘스에 비해서 주목도가 떨어졌는데 대책 이후 더 주목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치·삼성 대신 도곡·압구정…풍선효과 계속

송파구 뿐 아니라 강남구 상황도 비슷하다. 대치·삼성동의 수요가 도곡·압구정동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 도곡레슬(115㎡)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31억원으로 3주 전 최고가인 27억 9000만원보다 3억원 뛴 가격이다. 현재 해당 매물의 호가는 30억원대로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매물도 전세 보증금이 끼어 있어, 갭투자가 가능한 아파트였다. 전세금은 12억~14억원으로 형성돼있다.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도 24일(전용 108㎡)·25일(전용 111㎡) 연달아 거래가 성사됐다. 모두 직전 거래가보다 3000만~1억원 높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강남구의 아파트값 상승을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6·17 대책으로 타격을 입은 강남 지역은 잠실·대치·삼성·청담 뿐이다”라며 “이미 15억원 이상 아파트트가 많아 대출도 나오지 않는 강남 지역에서는 갭투자를 통한 매매가 많은데, 토지거래허가구역 외 지역으로 이 수요가 계속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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