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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자유로운 학술계의 쓴소리일까, 야당 쪽 사람의 날카로운 비판일까. 어느 것도 아니다. 여당 전문위원의 냉정한 분석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우철(사진) 민주당 국토위 전문위원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기회이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공약으로 5년간 50조원, 연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500곳 노후 도심과 주거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과거 뉴타운 사업이나 재개발과 같은 전면 철거 방식은 사업성 부족으로 정비사업 자체가 지지부진하거나 원주민이 쫓겨나는 문제가 있었다. 도시재생은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기존 인프라를 살리되 도로를 정비하고 마을 주차장·어린이집 등 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민주당 부동산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는 김 위원은 “도시 재생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옳다”면서도 “문제는 규모”라고 말했다. 정부가 도시재생 사업의 총 예산으로 잡은 50조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약 31조원)이나 4대강 사업(약 22조원) 예산을 훨씬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재생 사업 후보지로 꼽히면 당연히 이를 노린 투기세력이 먼저 진입해 땅값을 올려놓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도시재생 뉴딜사업 계획안을 공개하고 올해 안에 내년도 사업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 위원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공무원들은 여전히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관점에서 부동산 대책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 대한 전매 제한 금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을 담은 6·19 대책 역시 박근혜 정부 13차례 부동산 대책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직접 규제로 투기를 단속하겠다는 것인데 역대 정권의 경험으로는 이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위법자를 양산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불평등 해소,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유지는 상위 1%가 55.2%, 상위 10%가 97.6%를 독점하고 있다”며 “투기의 원인인 시세 차익을 제거해야 비로소 부동산시장 거품이 빠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가 대안으로 내세우는 것은 다주택자 보유세 중과, 개발이익 환수제 등이다.
임대주택 의무 등록제 역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선진화하기 위해 필수 과제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 임대주택은 대부분 민간에서 공급하지만 정확한 현황조차도 파악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과세가 목적이 아니라 임대차시장을 투명화하고 임차인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임대주택 의무 등록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