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경쟁적인 통화긴축 기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이번 3분기(7~9월) 중에 예상을 깨고 가상자산이 달러화를 제외하고는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인 밴에크(VanEck)가 시가총액 상위 100개 가상자산 가격을 기초로 산출하는 MVIS 크립토컴페어 디지털자산100지수가 지난 6월 말 이후 이날까지 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 주식과 채권, 원자재, 금(金) 등 대부분 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기록한 플러스(+) 수익률로, 이 기간 중 7% 상승한 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를 제외하고는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위시한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통화긴축 조치를 취하면서 전통적인 자산 가격이 동반 추락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아진 미국 금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유독 달러값만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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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 기간 중 머지(Merge) 업그레이드로 인해 합의 검증 방식이 지분증명(PoS)으로 바뀌면서 에너지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줄어든다는 기대감으로 27%나 상승한 이더리움의 가격 강세 덕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잇따른 가상자산업계 부실화와 그에 따른 충격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상자산이 3분기에 이처럼 상대적인 초과수익을 기록했다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1만90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이더리움 역시 1300달러 안착에 힘겨워하고 있다. 시시 루 벤링크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전반적인 약세 심리가 모든 위험자산을 짓누르고 있다”며 “비트코인 역시 1만7500달러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역사적으로 볼 때 10월에 나타났던 계절성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과거 10년 간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중 평균 22%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12개월 중에서 11월 다음으로 높은 월별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