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급등에 시멘트 '울며 겨자 먹기'…레미콘도 '좌불안석'

유연탄 3월 평균 t당 465달러 전망…1년새 5배↑
시멘트 업계, 연초 17~19% 인상…추가 인상요인 발생
적정가격 70달러선 "가격 인상 안해주면 줄도산 할 판"
중간에 낀 레미콘사, 손실 떠안을까 '진퇴양난'
"정부가 나서서 '가격 중재자' 역할 해줘야"
  • 등록 2022-03-23 오후 4:52:51

    수정 2022-03-23 오후 7:47:00

쌍용C&E 동해공장(사진=쌍용C&E)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통상 3월부터 성수기인데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여가는 구조입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시멘트 업계 관계자)

“시멘트 업계와 건설사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지역 소규모 레미콘사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민이 많은 상황입니다.”(레미콘 업계 관계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폭풍으로 유연탄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시멘트 업계는 연초 제시했던 가격 인상분도 반영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건설사가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주지 않으면 그대로 손실을 떠안을 판이라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 모두 정부가 나서서 ‘가격 중재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멘트 업계 “적정가격 70달러선…줄도산 할 판”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탄 6000㎉ 3월 평균 가격은 t당 465달러로 예상된다. 4월에는 평균 483달러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 1월 223달러에 비해 2배, 1년 전인 지난해 3월 94달러에 비해서는 5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로 러시아산 유연탄을 들여오지 못하면서 호주산을 비싸게 가져와야 하는데,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금까지는 비축해둔 물량으로 소화하고는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유연탄 가격도 언제 안정화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400달러는 손익을 따지기에도 현실감이 없는 수준으로, 이 가격을 주고 시멘트를 만들어야 하나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급등에 시멘트 업계는 이미 올 초 레미콘사에 17~19% 인상 폭을 제시했다. 하지만 레미콘사들이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주지 않아 최근 시멘트 업체들은 오른 가격으로 계산서를 발행하고, 이를 결제해 주지 않으면 시멘트도 출고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시멘트 업체 A사 관계자는 “업계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적정 유연탄 가격은 70달러에서 좀 비싸면 100달러 수준까지 감내할 수 있는데, 지난해 말 150달러를 넘긴 시점에서 가격을 산정해 17~19% 인상 폭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존 거래 관행이 있어 일단 공급을 하고는 있지만 인상된 가격에 결제를 해주지 않으면 줄도산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가격은 420달러를 넘겨 인상 폭을 산정한 당시 기준보다도 3배나 오른 상황인 만큼 추가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 시멘트 업체 B사 관계자는 “150달러를 기준으로 업계 전체적으로 원가 인상에 들어가는 비용이 800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지금은 그보다 3배 올랐으니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가격 올린지 얼마나 됐다고 또 올리나 하는 주변 눈치를 보면서 따질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간에 낀 레미콘 업계, 손실 떠안을까 ‘진퇴양난’

레미콘 업계도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시멘트-레미콘-건설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에서 난감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을 올리면 연쇄적으로 건설사에 납품하는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를 건설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멘트 가격 인상분만큼 그대로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체 C사 관계자는 “통상 건설사와 1년에 한 번씩 레미콘 가격을 협상하는데 그게 지난해 12월이었다”며 “인상한지 3개월여 만에 또 가격을 올리기는 힘든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면 당장 실적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단 레미콘 업계에서는 연초 제시했던 17~19%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절충을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레미콘 업체 D사 관계자는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은 레미콘 업계도 알고 있는 만큼, 인상 폭을 얼마로 절충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다만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역에 위치한 영세한 규모의 레미콘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시멘트, 건설사에 비해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를 중심으로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연합회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원자잿값은 계속 오르고 건설사는 가격 인상을 받아주지 않으니 어떻게 할 것인가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다만 단체 협상은 공정거래법 위반을 주의해야 하므로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현장이 멈추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개입을 할 필요가 있다. 대화 창구를 마련해 시멘트, 레미콘, 건설사 관계자들을 다 모아놓고 가격 중재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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