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자전거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5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6% 상승한 수치지만 영업손실은 20억원에서 26억원으로 오히려 악화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작년 5억2000만원에서 올해 -47억20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삼천리자전거는 故 김철호 사장이 1944년 설립한 ‘경성정공’을 모태로 한다. 1952년 ‘기아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한민국 최초 국산 자전거인 ‘3000리호’를 출시했다. 1987년 자전거 연간 생산 100만대를 넘어섰고 1990년대부터는 한국인 체형과 국내 지형에 맞춘 ‘한국형 자전거’를 출시하며 자전거 대중화에 기여했다. 전국 1300여개 대리점을 통한 넓은 유통망도 기업 인지도 상승에 기여했다.
삼천리자전거는 2015년 영업이익 150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해 ‘반짝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미세먼지로 자전거를 타기 좋은 봄·가을철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해외 명품 브랜드 선호도가 늘어나며 국산 자전거 수요가 급격히 침체됐기 때문이다. 결국 작년에는 영업손실 17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액 역시 2017년 대비 28% 급감한 796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기자전거 사업 확대 기회를 맞아 삼천리자전거가 택한 전략은 저가 정책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3월 필수 기능만 갖춘 전기자전거 신제품 ‘팬텀 이콘’을 출시했다. 가격은 69만원으로 일반 자전거와 비교해도 합리적이다. 2017년 출시해 인기를 얻은 ‘팬텀 제로’ 모델과 비교하면 30%나 가격이 줄었다. 제품군도 작년 5종에서 올해 13종으로 대폭 늘렸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삼천리자전거의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기자전거 마케팅에 주력하기 시작한 2017년과 비교하면 6배나 증가한 수치다. 주력인 팬텀 시리즈는 지난 7월 판매고 3만대를 달성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6만5000대 수준이었던 국내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등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은 2022년까지 최대 30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삼천리자전거는 B2B 사업과 함께 전국에 보유한 유통망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이용 편의성을 갖춘 전기자전거 판매율은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기자전거의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소비자 프로모션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