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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1~2월 해외여행을 통해 나간 돈이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황에도 해외에 나가려는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여행 와서 쓰는 돈은 줄고 있다. 특히 중국발(發) 사드 보복이 본격화할 경우 그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도 만성화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국제수지 통계상 올해 2월 일반여행지급은 22억57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날 원·달러 환율 종가인 1121.90원을 적용하면 2조4746억원가량이다.
일반여행지급은 한은 서비스수지 내 여행수지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다. 일반여행지급, 유학연수지급을 더한 ‘여행지급’과 일반여행수입, 유학연수수입을 더한 ‘여행수입’의 차이가 여행수지다.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 2014년 11월 딱 한 달을 빼면 해외에서 쓴 돈이 더 많았던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다. 연 단위로 보면 2000년 이후 매해 적자 행진이다.
올해 1월 해외여행으로 쓴 돈(21억710만달러, 2조3640억원)도 많았다. 올해 1~2월을 통틀어 나간 돈만 5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이정용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온라인을 통한 호텔과 항공 예약이 간편해지고 저가항공도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서비스수지와 여행수지의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올해 1~2월 총 55억9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역대 최대다. 지난해 연간 적자 폭도 최대였는데, 그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추후 그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제 보복 탓이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월 이후 중국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단체여행을 금지했다”면서 “3월 여행수지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정책당국 한 인사는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에서 벗어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넘치는 해외여행 수요를 내수로 돌릴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