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1~2월 해외여행에만 5조원 썼다

2월 중 해외여행서 쓴 돈, 역대 2월 중 최대치
1~2월 해외여행객 550만명 넘어…사상 최대
  • 등록 2017-04-05 오후 2:57:54

    수정 2017-04-05 오후 5:58:47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1~2월 해외여행을 통해 나간 돈이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황에도 해외에 나가려는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여행 와서 쓰는 돈은 줄고 있다. 특히 중국발(發) 사드 보복이 본격화할 경우 그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도 만성화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국제수지 통계상 올해 2월 일반여행지급은 22억570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날 원·달러 환율 종가인 1121.90원을 적용하면 2조4746억원가량이다.

일반여행지급은 한은 서비스수지 내 여행수지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다. 일반여행지급, 유학연수지급을 더한 ‘여행지급’과 일반여행수입, 유학연수수입을 더한 ‘여행수입’의 차이가 여행수지다. 우리나라는 2010년 이후 2014년 11월 딱 한 달을 빼면 해외에서 쓴 돈이 더 많았던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다. 연 단위로 보면 2000년 이후 매해 적자 행진이다.

그런데 최근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이 유독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2월 일반여행지급은 지난해 2월(16억9770만달러) 대비 5억800만달러 증가했다. 2월 기준 역대 최대치이기도 하다. 2월 해외 출국자 수는 223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1월(234만명)에 이어 두 번째였다.

올해 1월 해외여행으로 쓴 돈(21억710만달러, 2조3640억원)도 많았다. 올해 1~2월을 통틀어 나간 돈만 5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이정용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온라인을 통한 호텔과 항공 예약이 간편해지고 저가항공도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여행은 감소하고 있다. 2월 일반여행수입은 12억8330만달러, 한화로 1조4397억원 정도였다. 지난해 2월(13억8830만달러)보다 더 줄었다. 관광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서비스수지와 여행수지의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올해 1~2월 총 55억9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역대 최대다. 지난해 연간 적자 폭도 최대였는데, 그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추후 그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제 보복 탓이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월 이후 중국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단체여행을 금지했다”면서 “3월 여행수지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정책당국 한 인사는 “서비스수지 적자 기조에서 벗어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넘치는 해외여행 수요를 내수로 돌릴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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