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고조되는 중동…금융시장 불안 최고조

이스라엘 지상전 임박에 주요국 증시 일제히 약세
  • 등록 2023-10-16 오후 5:39:41

    수정 2023-10-16 오후 10:15:5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이 임박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미국이 중동 확전을 막고자 막후 외교전을 펴고 있음에도 시장은 불안감에 떨었다. 길게 보면 이번 중동 갈등이 탈세계화를 부채질해 인플레이션을 더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6일 마켓포인트,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6% 하락한 3073.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5일(3064.07)을 제외하면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선전 성분지수는 1.42% 내린 9924.92에 마감했다. 중화권 홍콩 증시의 항셍 지수는 0.97% 떨어졌다. 이외에 일본 닛케이 지수(-2.03%), 호주 ASX 지수(-0.35%), 한국 코스피 지수(-0.81%) 모두 내렸다. 특히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8일 이후 1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리고 있다.(사진=AFP 제공)


시장이 움츠러든 것은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지구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확전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BS와 인터뷰에서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독립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의 주권과 영토를 인정해 이스라엘과 평화적인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확전 자제 메시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등의 개입 가능성을 두고서는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확전 공포는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직접 참전하는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오일쇼크가 재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지금 세계는 수십년 만에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중동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탈세계화 흐름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월스파고의 브렌던 매케너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갈등이 확대되면 미국과 중국 등 다른 곳까지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이는 탈세계화로 경쟁이 덜한 경제를 야기해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했다. CNN은 “세계 경제는 엄청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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