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소니, TV·음원 스트리밍 이어 VOD도 중단

유튜브·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에 밀려
종합엔터기업 꿈 꿨지만..사업 철수 뒷걸음
  • 등록 2021-03-03 오후 2:30:59

    수정 2021-03-03 오후 2:30:59

플레이스테이션 로고.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가 앞서 철수한 구독형 TV 스트리밍 서비스와 음원 스트리밍에 이어 이번엔 주문형비디오(VOD) 제공까지 중단한다.

영화와 TV 프로그램, 음악 등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영위해 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우뚝 서고자 했지만, 유튜브·넷플릭스·스포티파이 등 해당 영역의 강자들을 결국 이겨내지 못한 결과다.

3일 소니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영화 및 TV 프로그램 VOD 판매를 8월31일부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바네사 리 소니 비디오 비즈니스 책임자는 “고객의 요구가 변화함에 따라 더이상 VO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드리며 플레이스테이션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앞서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를 통해 구축했던 종합엔터테인먼트 브랜드를 하나씩 철수한 과정의 일환이다. 2016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에서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교체한 이후 소니는 지속해서 ‘탈게임’ 행보를 걸어왔다.

소니는 지난해 TV 구독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뷰’를 서비스 개시 4년 만에 중단했고, 2015년에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뮤직 언리미티드’를 중단한 바 있다.

두 경우 모두 직접 타사제품을 소개했는데 플레이스테이션 뷰 가입자에겐 유튜브를, 뮤직 언리미티드 고객에겐 스포티파이를 각각 안내했다. 각 영역에서 유튜브와 스포티파이에게 밀려 직접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해당 플랫폼들을 플레이스테이션 내 입점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게임 영역에선 구글·아마존이 휘청

게임 외 사업에선 도전에 실패한 소니지만, 주력 사업인 게임 영역에선 여전히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차세대 게임기기 플레이스테이션5의 경우 수요 증대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올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매점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상에선 정가보다 두 배 이상 웃돈을 붙인 거래가 성행할 정도다.

짐 라이언 소니 CEO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수요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았다”며 “공급망 이슈의 복잡성과 함께 우리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공급이 이뤄졌다. 올 하반기 들어서야 괜찮은 수준의 PS5 물량이 공급될 것”고 전했다.

반면 야심차게 게임사업에 뛰어든 구글은 지난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를 위한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스태디아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담당 제이드 레이몬드 부사장도 회사를 떠났다.

또 아마존의 경우 작년 9월 출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루나’를 총괄하던 마크 휘튼 부사장이 최근 퇴사해 유니티로 이직했다. 마크 휘튼 부사장은 구글이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폐쇄한다는 소식에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미국 현지에서는 구글과 아마존이 게임 시장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투자를 줄이고 정리해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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