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운영자, 마약·성범죄도 연루…"재판·조사 진행 중"

  • 등록 2020-12-09 오후 5:09:11

    수정 2020-12-09 오후 5:09:11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마약, 도박, 성범죄 등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성범죄자 개인 신상을 무단으로 인터넷에 공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씨(33)는 9일 대구지법 형사8단독 재판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A씨 변호인은 A씨가 다른 범죄 혐의로 재판 또는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다른 법원에서 재판 중이거나 수사받는 사건을 디지털교도소 운영 관련 사건과 합쳐 재판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A씨는 대전지검에서 마약 혐의로 기소돼 대전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며, 도박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공판에서 디지털교도소 운영과 관련한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 측 자료 증거 채택에도 동의했다.

A씨는 지난 3∼8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이용해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로 지난 9월 베트남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이후 지난달 초 구속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 기사를 보고 조주빈 신상을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nbunbang’ 계정을 최초 개설한 뒤 성범죄자에 관한 관심 증가로 팔로워가 빠르게 늘자 신상정보 공개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피해자들 신고로 nbunbang이 삭제되자 새로 계정을 개설했다가 다른 사람이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이른바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지난달 8일 폐쇄됐다가 사흘 뒤 2기 운영자가 운영을 재개했으나 A씨 송환 후 다시 폐쇄됐고 2기 운영자는 잠적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사회적으로 악명이 높은 성범죄자 신상을 공개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으나 무고한 피해자까지 만들면서 크게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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