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0원짜리 '덱사메타손'에 거는 기대…국내 관련주 급등

국내 등록 의약품만 67개..관련주만 20개
신일제약 상한가 기록 등 일부 종목만 급등
  • 등록 2020-06-17 오후 3:50:11

    수정 2020-06-18 오전 1:54:4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부상하면서 관련주가 급등했다. 영국에서 임상 실험 결과 호흡 장애가 있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췄단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덱사메타손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한 약만 67개에 달해 관련주가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진 종목 위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데일리 조지수]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경동제약(011040), 신일제약(012790) 주가는 각각 상한가를 기록해 1만1150원, 1만550원에 마감했다. 대원제약(003220)은 10.54%, 영진약품(003520)은 8.04%, 화일약품(061250)은 7.34% 올랐다.

신일제약, 영진약품은 덱사메타손을 주성분으로 하는 알약을 제조하고 있고 경동제약, 대원제약은 덱사메타손포스페이트이나트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주사액을 제조하고 있다. 화일약품은 덱사메타손, 덱사메타손디나트륨인산염 등의 원료를 제조하는 업체다.

덱사메타손 주사, 알약, 크림 등의 원료나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해 식약처에 등록한 의약품은 총 67개이고, 제약사만 45개사다. 이중 상장된 제약사가 20개사에 이른다.

이날 주가가 떨어진 녹십자(006280)(-0.32%), 에이프로젠제약(003060)(-4.03%), 한올바이오파마(009420)(-1.47%), JW중외제약(001060)(-1.34%), 한국유니온제약(080720)(-0.54%), 명문제약(017180)(-2.47%), 대한뉴팜(054670)(-2.29%) 등도 덱사메타손 관련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다.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부상한 것은 세계 최대 코로나19 임상실험을 진행 중인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리커버리(Recovery)’가 코로나 환자 2104명에게 열흘 간 하루에 한 번 덱사메타손을 주사하고 이를 관련 치료를 하지 않은 4321명과 비교한 결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힌 영향이다. 인공호흡기를 낀 환자는 사망률이 28~40% 가량 감소했고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환자는 20~25% 가량 감소했다. 다만 호흡 장애가 없는 경증 환자에겐 별 도움이 안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서서 “생명을 구하는 과학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히자 덱사메타손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덱사메타손은 1957년에 개발돼 전 세계에서 저렴하고 광범위하게 쓰이는 피부병, 관절염, 대장 질환 치료제이다. 영국에선 1개당 5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7600원에 불과하다.

다만 전체 연구와 기초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아직 축배를 들긴 이르단 지적이 나온다. 한 때 코로나 치료에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적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생산하는 신풍제약(019170)과 히로퀸정(히드록시클로로퀸황산염) 생산업체 비씨월드제약(200780) 주가가 급등했으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 사용을 취소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비씨월드제약은 3월에만 주가가 61.82% 올랐으나 석 달 연속 내리막이고, 신풍제약은 15일 장중 3만8500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최고점 대비 24.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코로나19에 말라리아 치료제가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바 있어 덱사메타손 관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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