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학교에 가기 전 새벽에 일어나 새를 관찰하던 ‘새 덕후’ 중학생이 울산에서 멸종위기종 새를 발견해 화제다.
| 울산 서생 해안가에서 발견된 청다리도요사촌. (사진=이승현군 인스타그램 @seung_hyun_bird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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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울산광역시에 따르면, 이승현 군(문수중 3학년)은 지난 26일 오전 7시쯤 울주군 서생 해안가에서 ‘청다리도요사촌’ 1개체를 관찰하고 시에 제보했다. 이후 시는 전문가를 파견해 서생 해안가에서 노랑발도요, 좀도요, 꼬까도요, 뒷부리도요 등과 함께 먹이 활동하는 청다리도요사촌 1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세계자연보존연맹(IUCN) 적색자료목록 위기종이자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 울산에서는 개체 확인이 한 번도 되지 않은 종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0~1300마리 정도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로는 매우 드물게 오는 나그네새다. 청다리도요와 혼동하기도 쉽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청다리도요보다 부리는 굵고 약간 위로 향하며 기부에 노란색 기운이 있다. 다리는 황록색으로 부척 위 깃털이 없는 경부는 청다리도요보다 뚜렷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청다리도요사촌은 모래톱이나 갯벌의 물웅덩이에서 게, 작은 어류, 연체동물 등을 잡아먹는다. 잡은 먹이를 물고 안전한 곳으로 빠르게 이동해 먹는 행동을 보인다.
이군은 울산의 새 관찰모임 ‘짹짹휴게소’에서 활동 중으로, 그는 평소에도 학기 중에도 일찍 일어나 탐조 활동을 할 정도로 새 관찰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한다. 청다리도요사촌을 포착한 날에도 이군은 새벽 버스를 타고 서생해안에서 새를 관찰하다가 해당 개체를 발견, 사진을 찍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조류박사)은 “청다리도요사촌이 동해안 지역에서 관찰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라며 “ 이는 울산시의 태화강국가정원 등 생활권 도시숲을 비롯한 친환경 기반(그린 인프라) 조성과 관리 정책으로 해안의 다양한 물새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새를 찾고 기록하는 중학생의 남다른 열정으로 울산 새 도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라며 “이처럼 새를 기록하고 관찰하는 것이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기록되도록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