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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가 전체 소득 50% 버는 동안 하위 50%는 8%에 그쳐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는 7일(현지시간) 소득, 부, 성별, 환경 등의 분야에서 사회 경제적 불균형을 연구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대륙에 처져 있는 1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4년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10%가 전 세계 소득의 52%를 버는 동안 가난한 절반(50%)의 사람들은 전체 소득의 8.5%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가장 부유한 10%는 1년 동안 8만7200유로(약 1억2000만원)를, 가난한 50%는 2800유로(약 373만원)를 각각 벌었다. 31배 넘게 차이가 난다. 2021년 한 해 평균 구매력평가(PPP) 기준 성인 평균 소득은 1만6700유로(약 2천200만원)였다.
보유 자산의 격차는 더 컸다. 상위 10%의 평균 자산은 55만900유로(약 7억3000만원)였고, 하위 50%의 자산은 평균 2900유로(약 386만원)로 190배 차이를 보였다. 성인 평균 자산은 7만2900유로(약 9700만원)였다. .
소득 불평등이 가장 큰 지역은 중동·북아프리카(MENA)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8%를 차지했으며 평등한 유럽은 상위 10%의 소득 비중이 36%였다. 동아시아에서는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3%를, 중남미에서는 55%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불평등은 정치적 선택이지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1980년대 이후 거의 모든 곳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마다 다른 형태로 규제 완화 및 자유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상승은 획일적이지 않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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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 격차 줄었지만 내부 불평등은 심화…性불평등 개선 더뎌
세계적으로 국가 간 소득 격차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감소하는 추세지만 국가 내부의 소득 격차는 커지는 흐름이다. 신흥국이 빠른 성장으로 선진국과의 격차가 줄어들었지만, 국가 내부에서의 불평등은 여전하거나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소득 기준 상위 10% 국가와 하위 50% 국가의 평균 소득 격차를 비교해보면 1980년 53배에서 2020년 38배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국가 안에서 소득 상위 10%와 하위 50% 사이 격차는 평균 8.5배에서 15배로 거의 2배로 벌어졌다.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고 있으나 그 속도가 현저히 느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근로소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1%에서 2015∼2020년 35%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 30년 동안 전체 근로소득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지만 중국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탄소 배출에서도 불균형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상위 10%가 전체 탄소 배출량의 48%를 차지했고, 하위 50%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했다. 탄소 배출은 단순히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고선 21세기가 안고 있는 과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고소득층에 누진세를 적용해 이를 다시 교육과 보건, 환경 등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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