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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차량에서 시작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스마트폰까지 번지고 있다. 샤오미 등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핵심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일부 품종을 단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AP)과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칩 등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퀄컴에 5G 모뎀칩 주문을 넣으면 7개월 후에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DB하이텍 △키파운드리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파운드리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업체들이 반도체 수탁생산 가격을 올리거나 올릴 예정이라는 점도 팹리스 기업들에게 부담이다. 팹리스업계 관계자는 “이번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중소형 팹리스업체들”이라며 “설계를 받아줄 파운드리를 찾기가 어려운데다 가격 인상 부담에 신규 반도체 설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업체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8인치(200mm) 웨이퍼 공정 장비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2인치(300mm) 웨이퍼 공정이 대세가 된 영향이다. 여기에다 중국이 8인치 장비를 싹쓸이 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에서 생산되는 8인치 중고 장비의 90% 정도를 중국이 사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업계 관계자는 “생산공장(팹)을 증설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장비”라며 “8인치 장비의 경우 시장에 중고밖에 없는데다 가격도 기존보다 1.5배~2배가량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12인치 장비를 8인치 장비로 개조하는 작업도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8인치 장비는 미국 제재를 안받아 중국이 대거 사들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디자인하우스의 경우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하우스업계 관계자는 “쇼티지 현상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해외업체들과 경쟁 등으로 가뜩이나 구하기 어려운 엔지니어를 더욱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자 정부는 차랑용반도체 관련 대책을 내놨다. 2022년까지 연구개발(R&D)에 2047억원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반도체업계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차량용반도체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큰 만큼 정부 대책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또 산업 전방위로 확산되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