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인구를 잡아라" 인도 총리 방한에 재계 총출동

제2의 차이나·낮은 보급률 매력적인 시장
모디 총리, 신규 공장 건설 제안에 재계 "검토하겠다" 화답
  • 등록 2015-05-19 오후 6:30:14

    수정 2015-05-19 오후 6:30:14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인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전 세계 10위에 진입했다. ‘제 2의 차이나’가 현실이 됐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기업에게 인도는 반드시 도전해야할 시장이 됐다.

이런 인도 경제 부흥의 중심에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로 대표되는 ‘모디노믹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있다. 19일 오전 방한 중인 모디 총리를 만나기 위해 삼성·현대차·LG·롯데·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및 대표가 총출동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열린 ‘한·인도 최고경영자(CEO) 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다음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개별 면담하고 인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특히 그는 국내 기업들에게 신규 공장 건설과 기술 이전을 강력 요청했다. 12억 인구를 바탕으로 제조업을 육성하겠다는 인도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 인도 정부는 GDP 대비 15%인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모디 총리의 제안이 마냥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모디 총리와의 만남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날 열린 포럼 사전 간담회를 통해 인도 정부에 행정 절차·세무조사 간소화와 자의적 법규해석 자제, 체계적 인프라구축을 적극 요청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제3 공장 건립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제 1, 2공장을 통해 연간 6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중 20만대는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인도시장내 점유율은 16.2%로 2위다.

인도의 자동차 보급률이 아직 10% 미만이라 성장 가능성은 여전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지난해 3.2% 성장했다. 모디 인도 총리가 이날 “현대차그룹과 인도의 자동차산업 협력 관계가 지속되고 확대될 수 있도록 인도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현대차가 인도 내에서 인기가 많은 만큼, 인도와의 자동차 협력관계를 통해 세계 3위권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한 것도 현대차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자동차산업과 철도차량·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건설 부문에서도 교량과 항만, 발전소 등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설했고 인도 인프라 투자 활성화에 따른 수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향후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높여 소형차 수출의 허브로 인도 내 제 1의 수출 메이커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철도차량 및 건설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공장 건설을 제안받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도 인도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과 TV공장을 LG전자는 가전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놓고 노키아, 마이크로맥스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인도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 모디 총리가 이날 울산 현대 중공업을 방문해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의 안내를 받아 선박건조 시설 등을 둘러본 것도 조선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디 총리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에 수 조원의 경제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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