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는 30일 지난 8월 19일 2차 합의한 세월호특별법 내용이 유효하며, 여야 합의로 4인의 특별검사 후보군을 추천키로 합의했다. 특검 후보군을 추천할 때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어려운 인사는 배제키로 했다.
이와함께 유족참여는 추후에 논의하고,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법)은 10월말까지 처리키로 했다. 국감은 내달 7일부터 27일까지 개최하기로 했다.
이로써 국회가 세월호 국면을 탈피해 정상화하는 전환기를 맞게 됐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세월호특별법 제정안 합의를 위해 바쁜 하루를 보냈다. 국회를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여야 원내대표간 의지가 엿보인 하루였다.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국회가 제 궤도에 올라서긴 했으나, 국정감사와 정부 예산안 심사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여야 원내대표 ‘점심 도시락 회담’ 실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측에 오전 10시에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이 원내대표 측이 11시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과 함께 ‘3자 회담’이 성사됐다.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열린 ‘3자 회담’이다.
여·야·유가족 간 3자 회담은 처음부터 설전이 오갔다. 회담장소인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3자 간 고성이 오간 것이다. 포문은 이 원내대표가 먼저 열었다. 진 위원장을 향해 “협상은 여야가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협상권을 박영선 원내대표에 위임해야 협상의 실효성이 생긴다”고 압박했다.
오전에 열린 3자 회담에서 ‘협상권 위임’을 두고 30여분간 긴장감이 흘렀다. 이 원내대표는 유가족이 박 원내대표에게 특정안을 두고 권한을 위임했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협상에 들어갔다. 이·박 원내대표는 진 위원장을 내보내고 도시락을 시켜 세월호특별법 제정안 협상을 진행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점심시간 도시락 회담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안 등에 집중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이 원내대표는 오후 1시 45분쯤 새누리당 의원총회 때문에 회담장을 빠져나와 “본회의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권한”이라며 본회의 강행 의사를 밝혔다.
국회의장, 野 의총 위해 본회의 연기
이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의총에 참석하자, 박 원내대표는 김영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정 의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본회의 개의 시간을 늦춰달라고 주문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의견을 받아 들여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를 연기했다. 그는 2시 40분께 새누리당 의원들로 채워진 본회의장에서 “가능하면 야당이 의원총회를 끝내고 들어와서 원만하게 본회의를 시작하려 한다”며 본회의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 의장은 “만약 야당이 의원총회를 지연시켜 회의를 원만하게 끌고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약속대로 여당만으로 의결정족수가 되니까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제 이름이 ‘부의화’로 바뀌지 않는 이상 약속은 지킨다”고 말하면서, 야당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유병언법의 ‘패키질 딜’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정국 파국은 면했다. 지난 6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강력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해 재난안전 대응과 수습체제 마련에 초점을 뒀다. 또 세월호 참사와 연결돼 있는 유병언법도 관심 대상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패키지 딜과 관련, “(세월호특별법은) 유병언법, 정부조직법과 동시에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달 31일 처리하기로 미룬 이유를 묻자, 그는 “현안이 많고 조문화작업도 필요하며 수많은 쟁점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문희상 “내 일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본회의를 오후 7시에 개의한다고 공고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10분 뒤 운영위장실에서 나오면서 “합의가 거의 다 됐다”며 “세월호특별법이 합의되면 본회의 참석할 것이고 세월호특별법은 타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타결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야당 의원들이 예결위회의장에서 나와 복도를 지나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박지원 의원은 세월호특별법 관련, “재협상을 요구하는 없겠죠”라며 “유가족과 특검 추천을 잘 협의하고 어떤 경우에도 유가족 손 잡고 끝까지 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총장에서 나와 본회의장으로 향하던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내 일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며 “세월호 참사 문제는 단순 유족, 여야 문제 아니다. 이번 결정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끝나는 순간까지 유족 편에서 그들의 슬픔을 같이하고 남은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