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운용, 글로벌 대체투자 '큰손' 스타우드 블라인드 자금 4000억 유치

스타우드 운용자산 160조원…국내 '부동산 블라인드' 첫 투자
코람코운용, 저평가 물류자산 선별…실물·대출 혼합투자 예정
  • 등록 2024-11-12 오후 6:00:14

    수정 2024-11-12 오후 6:00:14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코람코자산운용(이하 코람코)이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이하 스타우드)으로부터 블라인드 자금 4000억원을 유치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스타우드로부터 약 4000억원 규모 자금을 위탁받아 ‘코람코SC물류부동산 제161호 자(子) 투자유한회사’(이하 코람코SC펀드)를 설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스타우드 캐피털(왼쪽), 코람코자산운용(오른쪽) 로고
코람코SC펀드는 개별관리계정(SMA) 방식으로 운용하는 4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다. 스타우드가 국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이자 첫 번째 블라인드 투자다.

SMA 방식은 투자자의 투자목적 달성을 위해 개별 관리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상품이다. 투자자가 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하면 운용사는 투자목적에 부합하는 투자대상을 발굴해 매입·운용·매각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이 펀드 자금을 유치한 캐피털마켓실이 직접 투자와 운용,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한다. 운용기간은 약 7년이다.

코람코는 스타우드의 자금을 활용해 서울 및 수도권 내 입지가 우수한 물류센터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준공 직후 또는 준공이 임박한 물류센터가 대상이다. 실물자산 매입 외에도 준공 후 임대차 안정화 기간 동안의 리파이낸싱 후순위 담보대출 등도 함께 검토한다.

자금력 있는 투자자에게 국내 물류자산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예상치를 밑도는 시설공급과 새로운 물류수요로 인해 그간 ‘투자 기피대상’이었던 물류자산이 재평가받고 있어서다.

스타우드는 약 160조원을 운용하는 미국계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안성 네파물류센터를 매입했다. 최근 GRE파트너스와 함께 왕십리 엔터식스 한양대점을 대형 오피스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다만 이번 투자는 기존 스타우드의 방식과 큰 차이가 있다. 스타우드는 그간 국내 실물 부동산을 직접 선택해 프로젝트 방식으로 투자해왔다. 반면 이번 펀드는 ‘실물 물류투자’라는 가이드 외에 별도의 제약이 없다. 코람코에 투자방식과 대상, 자산관리 전권을 일임하는 셈이다.

글로벌 투자기관이 국내 부동산에 블라인드 투자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게 코람코 측 설명이다. 이에 화답하기 위해 코람코자산운용 모회사 코람코자산신탁도 200억원을 이 펀드에 출자한다.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고 책임운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다.

‘선관주의 의무’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의 약칭이다. 채무자의 직업, 그 자가 속하는 사회·경제적 지위 등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다 하는 의무를 뜻한다.

코람코자산운용 사옥 전경 (사진=코람코자산신탁)
코람코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한 물류센터에 투자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다는 목표도 세웠다. 실물매입과 대출투자 등을 혼합하는 방식을 활용해서 포트폴리오 효과와 더불어 리스크도 분산시킬 계획이다.

코람코는 해외 블라인드 자금 유치를 위해 지난 수년간 공 들여왔다. 올해 초 대표이사 직속 캐피털마켓실을 조직해서 각종 해외 로드쇼에 참여해 국내 부동산시장을 홍보했다.

코람코는 이번 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자금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형석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스타우드 캐피털그룹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코람코의 자산선별과 운용관리 역량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한다는 방증”이라며 “투자자에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국내 민간리츠 부동산투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의 자회사다. 지난달 국민연금의 최대 6000억원 규모 대출형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이어 광화문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인 ‘더 익스체인지 서울’ 매입에도 성공했다. 이달 말 여의도 ‘NH농협캐피탈빌딩’ 인수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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