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게이트키퍼 아냐"…메타·틱톡 EU 규제에 항소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메타와 틱톡이 내년부터 유럽에서 본격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DMA)상 특별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항소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틱톡 로고와 유럽연합(EU)기(사진=로이터)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제하는 법안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9월 애플과 알파벳, 아마존,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6개 사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SNS 플랫폼 등 총 22개 서비스가 규제 대상이다.

메타는 전날 EU 법원에 제출한 항소장에서 EU 집행위원회가 ‘마켓플레이스’(Marketlplce)와 ‘메신저’(Messenger) 서비스를 DMA상 특별 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이 규제 대상에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로써 메타는 시장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고안된 DMA법에 맞서 EU 변호사들과 법정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메타 대변인은 “이번 항소는 DMA상 특별 규제 대상에 지정된 것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DMA 준수에 대한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매우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DMA상 특별 규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바이트댄스는 이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틱톡은 게이트키퍼와는 거리가 멀다”며 “유럽에서 5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틱톡 플랫폼은 거대 경쟁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대적할 가장 유능한 도전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틱톡이 DMA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글로벌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에 지정됐는데 유럽에서 영업하지 않는 사업 부문의 실적을 주로 기준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메타 로고(사진=로이터)

DMA 적용 대상은 EU 내에서 연 매출 75억 유로 이상, 시가총액 또는 시장가치 750억 유로 이상, 월간 이용자 4500만명 이상, 최소 3개 회원국에서 서비스 제공, 연 1만개 이상 이용사업자(입점업체) 보유 등의 기준을 충족한 기업들이다.

오는 3월부터 DMA를 본격 시행하고 게이트키퍼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시작하는데 이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MS와 구글, 아마존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항소 추진 계획이 알려진 애플은 현재 항소 여부가 전해진 바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내년 3월부터 이 의무가 시행되면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자사 서비스를 통해 획득한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엄격히 규제되며, 반드시 이용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제3자 서비스와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하고, 자사 플랫폼 외부에서도 입점업체들이 자체 사업 홍보나 계약을 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입점업체가 플랫폼 이용 시 생산되는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의무 불이행 시 전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의 과징금이 부과되고, 반복적인 위반이 확인되면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