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유엔사 참모부 참여 추진…한미 SCM서 '핵협의그룹' 구체화

14일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첫 서울 개최
이번 회의서 한국군의 유엔사 참모 등 논의
한국의 유엔사 지위, 당사국서 회원국으로 전환 가능성
13일에는 한미 국방장관 연례안보협의회의 개최
  • 등록 2023-11-09 오후 4:37:07

    수정 2023-11-09 오후 7:44:1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한국군의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 참모부 참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유엔사 회원국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구상을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과 17개 유엔사 회원국의 국방장관 혹은 대표가 참여하는 ‘한국-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함께 모여 한반도 전쟁억제와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사의 역할과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 간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최초의 회의라는 의미가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또 국방부는 “지난 70년간 유엔사의 역할과 기여를 평가하고, 북한이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회원국들이 함께 대응할 것에 대한 공동선언도 채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한·유엔사 회의에선 유엔사 참모 직위에 우리 군 장성을 상시 포함하는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 참모부에 한국군이 참여하는 방향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어느 정도 규모가 될지, 어떤 직으로 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DMZ 내 GP에서 우리 군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출처=육군 홈페이지)
정부가 유엔사에 참모 파견을 검토하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사 기능 강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군 4성 장군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다. 1978년 한국 방어 임무가 연합사로 이관된 이후 유엔사는 남북한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유사시 연합사에 전력을 제공하는 임무만 담당하게 됐다.

미국은 작전통제권을 연합사로 넘긴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던 유엔사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참모부 규모 확대를 추진해왔다. 유엔사 참모진에 우리 군이 포함될 경우 우리나라의 유엔사 관련 지위를 현 ‘당사국’에서 ‘회원국’으로 변경하기 위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도 13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SCM은 매년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열리며 올해가 제55차 회의다. 올해 SCM의 핵심 의제는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다.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합의한 ‘핵협의그룹’(NCG) 운영을 구체화하는 등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이에 따라 한미 양측은 올 4월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핵·재래식 전력 정보 공유 및 공동기획·실행에 관한 사항을 이번 SCM에서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핵능력 사용시 우리 군의 재래식 능력과 조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한미가 2013년 공동 수립한 ‘맞춤형억제전략’(TDS)의 연내 개정 논의도 이번 SCM 등을 계기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정세 평가 및 대북정책 공조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국방과학기술 및 글로벌 방산 협력 △한미일 안보협력 △지역안보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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