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존속살해,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26)씨가 지난 2일 대전고법에 상소 포기서를 제출했다. 1심과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9년을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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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B씨는 당뇨와 치매 증상이 심해 혼자 거동할 수 없었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음식과 약을 먹거나 병을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과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B씨는 기사 수준의 영양불량 상태로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B씨의 시신이 부패할 것을 우려해 냉장고 안에 넣어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은 건물 관리인에 의해 한 달 만에 발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아버지가 숨진 뒤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3일간 방 안에 방치했는데 부패하기 시작해 냉장고에 넣었다”면서 “아버지가 힘들 때마다 ‘같이 죽자’고 말했고, 가진 것도 없어 자살을 마음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버지 시신과 함께 있어도 무섭지가 않았다”고 진술했다.
대전고법 형사1부(송석봉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피고인이 당뇨병과 치매를 앓고 있는 피해자를 홀로 간호해 온 점,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이 고려돼 1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고,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며 원심의 징역 9년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