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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건을 건네받은 A씨는 퀵 배송임에도 기사가 내용물을 보지 못하도록 포장을 하지 않고, 약국 이름도 없이 접힌 봉투가 집이 아닌 우편함에 배송된다는 점에 이상함을 느끼게 됐다.
약 봉투를 열어본 A씨는 아무런 글자도 없는 반투명한 캡슐 알약이 봉투에 수십 개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내용물 확인을 위해 약국을 찾았다.
A씨는 약사에게 “저도 처방 못 해주는 거다. 유통하는 것 자체도 불법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카카오 모빌리티에 대처 방법을 문의한 뒤 경찰서를 찾았다. 졸지에 마약류 운반책으로 몰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약을 압수한 경찰은 배송을 의뢰한 20대 남성과 구매 시도자에 대한 신원을 파악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와중 카카오 모빌리티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A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배송 물품에 수상함을 느끼고 곧바로 회사 측에 알렸으나 돌아온 답은 ‘돌려주거나 배송하라’ 였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서를 찾은 뒤 경찰이 회사에 연락하고 나서야 배송 취소와 기록 삭제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나도 모르게 범죄 운반책이 될 수도 있는거고, 유통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불법 의약품에 대해선 의사 처방전 여부 확인과 수사기관 신고 등의 절차를 담은 내부 운영 가이드가 있었는데, 제대로 안내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시 내부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