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대출에 나선 것은 유동성이 메말랐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가 주주들에게 보낸 안내서에 담긴 자금 현황을 보면, 메쉬코리아의 지난해 보유자산은 11월 191억원에서 12월 12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매달 70억원의 자금이 고정비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올해 1월 58억원 적자에 이어 2월과 3월에도 각각 17억원, 90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주식담보대출 목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해외 펀딩 성공을 위해 단기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네이버와 GS리테일, 현대자동차, KB인베스트먼트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주주들로부터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브릿지론 대출에 나선 것은 기존 주주들과의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M&A 등 신사업을 위해 단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고 해석할 수 있어도, 기존 주주들이 추가로 투자하지 않은 것을 보면 신뢰를 이미 잃었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배달대행시장 내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메쉬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68억 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넘게 불어났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의 이륜차 배달 건수가 업계 4위 이하로 떨어졌고, 사륜차 물류사업도 자리 잡지 못한 상태”라며 “실제 돈이 하나도 없거나, 해외 펀딩을 위해서라도 재무구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대출을 한 모양새인데 투자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IB 업계 중론이다. IT 기반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 대부분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낮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이 턱 없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에도) 일부 사모펀드는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라며 “기업가치를 비롯한 세부 조건에 걸리는 점이 아직도 존재해 업계 내 평가가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IB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브릿지론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면서도 “문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치고 나가는 동종업계 경쟁자들이 즐비한 가운데 메쉬코리아가 가진 잠재력과 차별성이 생각만큼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투자사들이 문제 삼았던 높은 밸류에이션과 회사 내실 이슈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며 “특히 현재는 밸류에이션 오버슈팅에 대한 우려가 속속 제기되는 시기인 만큼, 투자사들이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쉬코리아 측은 고금리 대출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