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운영이 중단됐다가 다시 문을 연 노인복지관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복지관을 찾은 노인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한 채 답답한 생활을 보냈다며 다시 밖으로 나오게 돼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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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는 오전부터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들은 서로 인사를 하며 그동안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한 노인은 “그동안 친구들 얼굴을 보려고 복지관 앞에 몇 시간을 앉아 있었다”며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웃었다.
해당 복지관은 광복절 연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두 달여간 운영을 중단했다가 이날부터 문을 열고 노인 대상 무료급식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100명이 넘는 노인들이 급식을 먹기 위해 복지관을 찾았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40여명씩 세 타임에 걸쳐 거리두기를 하고 식사가 진행됐다.
복지관 개관으로 다시 무료급식을 먹으러 왔다는 이모씨는 “오래도 갇혀 있었다”며 “그래도 올해 겨울까지 아예 복지관에 못 올 줄 알았는데 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복지관에서 공공일자리 근무를 했다는 김현근(80)씨는 “코로나가 한창 심각했던 3월부터 4개월 이상 일을 못하고 쉬었다”며 “복지관을 다니면 운동도 되고 건강에 도움이 되니까 나오는 게 즐거웠는데 코로나 때문에 나오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들 80살이 넘는 노인들이니 경비일 같은 다른 일도 못하고 집에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 운영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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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시설 운영 중단으로 취미생활 등을 한동안 즐기지 못했다며 다시 닫을까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순임(91)씨는 “2월 이후 갈 곳이 없어 시장 구경만 했다”며 “공원도 앉지도 못하게 막혀 있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모르는 게 있어도 물어볼 선생님이 없어서 집에만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미술도 배우고 수업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복지관을 천국이라고 불렀다”며 “학생들도 다 등교하던데, 우리도 (다른 수업들도) 풀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르신들 사이 방역수칙 지도가 잘 안 될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복지관 프로그램 인원을 기존보다 3분의 1 정도 줄이고 어르신들이 나오는 횟수에도 제한을 두는 등 밀도나 접촉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실내 밀폐공간에서 모이는 걸 줄이고 야외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65세에서 70대 중반을 대상으로는 온라인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