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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공, 교공, 노란우산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홍콩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과 메리츠종금증권이 함께 운용하는 부동산 특화 SSF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6년 1100억원 규모로 결성한 1차 펀드 대비 두배로 몸집이 불어난 것이다. 당시 주요 투자자 역할을 했던 행공은 투자금을 300억원을 더 늘려 1000억원을 집행키로 했다. 1차 펀드 당시 투자를 검토하다 국내 최초로 리스크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행을 중단했던 노란우산도 600억원을 넣기로 했다.
교공은 이번 2차 펀드에 신규로 가입하지만 투자금액은 행공과 맞먹는 1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이창현 메리츠종금증권 투자금융본부 이사는 “최근 국내 시장 상황이 안전 자산인 코어나 코어 플러스의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며 “SSF는 대출펀드면서도 부실채권(NPL) 펀드와 비슷한 연 6%대 수익률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리스크 구조로 기관들이 투자를 주저했지만 1차 펀드가 성공의 거두면서 주목받게 됐다. SSF의 첫 투자는 시공한 건설사가 10년 이상 유치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공사가 중단됐던 ‘장암 아일랜드 캐슬’이다. 유치권이 있는 하자현장에는 정상 금융권의 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시행을 맡은 액티즈 캐피탈이 600억원의 에쿼티 투자를 하고 나머지 700억원을 대출펀드로 투자하면서 오랫동안 방치됐던 흉물을 정상화 시켰다. 선순위 대출(국내 기관)과 후순위 대출(PAG) 투자를 합쳐 약 11% 수익률로 엑시트에 성공했다.
이번 SSF 2차의 펀딩 성공은 코어보다는 밸류애드 물건을 선호하는 국내 기관들의 최근 선호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 상무는 “최근 기관들 사이에서 리스크를 감내하는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렸해졌다”며 “검증된 운용사들을 위주로 선별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