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560억원 순매도했다. 이에 미국 등 글로벌 증시 반등에도 코스피지수는 좀처럼 23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미·중 무역분쟁 확대 우려가 가중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대비 0.59% 빠졌다.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부진은 외국인 영향이 크다”며 “세계 증시와 코스피지수가 동조화하려면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월 1조5611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순매도 전환했다.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매도세를 이어왔다. 무역분쟁 우려 확대와 달러 강세 영향으로 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달까지 총 5조7378억원 순매도했다. 이달에도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갈 경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매도세를 기록하게 된다. 국내 기업이익 추정치 증가세 둔화, 높은 수출 증가율 기저효과,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등으로 코스피의 투자 매력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되면 달러 약세 전환으로 인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중 무역전쟁이 재차 발발하면서 먹구름이 끼게 됐다.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한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귀환이 좌우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해 1000원대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외국인은 2분기 실적 개선이 크게 이뤄지는 업종 위주로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분쟁 심화가 국내 기업 이익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시 글로벌 반도체 판매량과 아시아 수입물량 지수 모두 악화될 수 있어 기업 이익에 부정적”이라며 “지난달 무역분쟁 심화 국면에서도 코스피 기업 이익 하향 폭은 크지 않았지만, 무역분쟁이 심화되면 기업 이익이 감소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만큼 중국 시장의 안정화가 중요하다”며 “위안화 절상,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하락, 변동성 축소가 한국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날 달러·위안 환율은 전날대비 0.75% 오른 6.6722위안에 거래되며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