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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청약에 맞춰 각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조 단위의 거액이 빠져나갔다가 돌아왔다. SKIET 공모주 청약에 은행권 돈의 흐름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대출규제 무색한 SKIET 공모 열기
3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여수신 계정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42조2278억원으로 전월대비 5.05%(6조8401억원) 증가했다. 약 7조원의 자금이 신규 신용대출로 집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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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이번 신용대출의 급증 원인으로 SKIET 공모주 청약을 지목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월에도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기조는 계속 유지됐다”면서 “SKIET 공모주 청약에 돈이 몰린 것 외에 달리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SKIET 청약일인 4월29일에만 60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하루 동안에만 수십조원의 자금이 움직이자 은행들의 여수신 잔고가 들썩였다. 4월27일까지 평소와 다를 게 없었던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SKIET 청약 첫날인 4월28일 하루 동안 1조5135억원(전일대비) 늘었다. 4월29일에는 4조344억원의 신용대출이 추가로 증가했다. 4월 신용대출 증가분 대부분이 이틀간 SKIET 공모주 청약 기간에 발생한 셈이다.
마이너스통장도 마찬가지였다. A시중은행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 집계를 보면 4월28일 마이너스통장 대출 증가율은 2.4%였다가 4월29일 7.1%까지 늘었다. 청약 다음날인 30일 일부가 상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SKIET 공모주 청약에 나선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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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은 정기예금·MMDA 23조 빠져나가
일부는 예·적금을 깨 SKIET 공모주 청약에 나선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금 금리까지 0.5~0.7% 정도인 상황에서 예금보다 공모주 청약에 나선 것이다.
4월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14조7991억원으로 3월 대비 12조8814억원(2.05%)이 감소했다. 최근 2년을 기준으로 최대 폭의 감소세다. 요구불예금이 전월대비 0.69%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자산가들의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도 4월 한 달에만 11조6363억원(9.52%)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의 꼬리표가 붙은 것은 아니지만 MMDA 감소 추세만 봐도 SKIET에 대한 투자자들의 청약 열기를 쉽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